[청룡영화상] "다시 태어나도 배우할 것"…'조연상' 변요한X오나라, 수상 소감마저 남달랐다

제43회 청룡영화상 남·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변요한(왼쪽), 오나라.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변요한, 오나라가 지난 한 해동안 최고의 신스틸러로 활약을 펼치며, 생애 첫 청룡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 변요한과 '장르만 로맨스' 오나라가 올해 청룡영화상 남·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변요한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e-mail]/2022.11.25/

변요한은 '한산'을 통해 대체 불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 중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얼굴을 다채롭게 표현한 그는 해상과 육지 전투에 모두 능한 천재 전략가로서, 이순신(박해일)과의 대립에도 꿋꿋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제42회 청룡영화상에 이어 2년 연속 후보에 오른 변요한은 무대에 오르자마자 "저는 상을 받을 줄 알고 있었다"는 자신감 넘치는 첫마디로 배우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열정 가득했던 촬영 현장을 떠올린 변요한은 "2년 전,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부산, 강릉을 오가며 전쟁같이 찍었던 영화다. 다시 돌아가면 절대 찍지 않겠다. 차라리 군대를 한 번 더 가겠다. 그 정도로 작품에 애정이 있었고 많이 즐겼던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제43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남우 조연상을 수상한 변요한이 기뻐하고 있다. 여의도=정재근 기자 [e-mail]/2022.11.25/

이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끝까지 책임져주신 김한민 감독님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 너무 선배님이시지만, 횟집에서만큼은 동료처럼 친동생처럼 아껴주신 박해일 선배님께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여전히 연기가 가장 즐겁고 재밌다는 변요한은 "사실 '한산'에서 어떤 배우가 올라와도 충분히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배우들 덕분에 지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인격체로만 제 자신이 조금 더 다듬어졌으면 좋겠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 하고 싶다"고 전해 감동의 물결을 자아냈다. 특히 이날 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선 설경구도 '자산어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후배 변요한에 축하 인사를 건네며 객석을 훈훈한 분위기로 가득 채웠다.

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오나라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e-mail]/2022.11.25/

오나라는 '장르만 로맨스'에서 까칠함과 사랑스러움을 넘나들며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현해냈다. 극 중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의 전 아내이자, 현의 절친인 순모(김희원)와 비밀 연애 중인 미애를 통통 튀는 매력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제43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이 25일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여우 조연상을 수상한 오나라가 기뻐하고 있다. 여의도=정재근 기자 [e-mail]/2022.11.25/

수상자의 이름이 호명되자, 조은지 감독은 오나라에게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마치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오나라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청룡에 처음 초대받았는데 수상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인 것 같다"며 감격을 표했다.

그는 "'장르만 로맨스'를 찍으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이거 맞아?'였다. 워낙 성격이 오지랖이 넓어서 뭐든지 적극적으로 덤벼드는 성격인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감독님의 주문이 어렵게만 느껴졌다. 촬영 끝날 때까지 잘 한건지 못 한건지 머릿속에 늘 물음표가 남아있었고, 다른 작품을 하면서도 찝찝함이 남아있었는데 2년 뒤 결과를 보게 됐다"고 밝혔다.

역대 수상자에 영광스러운 이름을 올리게 된 오나라는 "매니지먼트와 아티스트가 함께 보람 있는 순간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비워내는 과정 속에서 좋은 사람들로 채워가고 싶다. 재산은 물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 준 김도훈 씨에게 감사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안소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