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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작년 기억은 날려버렸다.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는 SK 와이번스다.
지난해 시즌 후반 민경삼 대표와 류선규 단장으로 프런트 수뇌부를 바꾼 SK는 시즌 후 염경엽 감독의 자진 사퇴 후 김원형 신임 감독을 선임했고, 김민재 조웅천 이대진 등 코칭스태프도 새롭게 개편했다.
전력 보강은 필수. 9년만에 FA 시장에 뛰어들어 강력한 타격을 갖춘 FA 최주환을 영입하며 타선 강화를 한 SK는 사인 앤 트레이드로 베테랑 불펜 투수 김상수까지 데려와 마운드를 강화했다. 실력있는 타자와 투수를 데려옴으로써 선수단에 전력이 강화됐다는 의식을 만들어 자신감과 희망을 줬다.
구단의 공격적인 변화 움직임 때문일까. 선수들 내에서도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이름과도 같은 등번호 교체.
보통 선수들은 자신이 달고 있던 등번호를 잘 바꾸지 않는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 달았던 번호를 프로까지 계속 달고 뛰는 경우도 있고, 타의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번호를 달았더라도 그 번호로 좋은 성적을 내면 계속 그 번호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등번호를 바꾼다는 것은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지난해 개인 성적도 대부분 좋지 않았던 SK다. 이참에 주전급 선수들도 번호를 바꾸는 경우가 있었다. 한동민은 줄곧 써왔던 62번을 버리고 35번을 달았다. 2012년 신인 때 95번을 썼던 한동민은 이듬해 62번을 달았고, 지난해까지 줄곧 그 번호를 썼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대학교 때 썼던 35번을 등에 붙인다. 2018년 41홈런을 치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봤던 소중한 번호였지만 이상하리만큼 부상이 잦았고, 부상 때문에 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초반 출발이 좋았지만 부상으로 인해 62경기만 출전하는 불운을 겪었고, 번호를 바꿈으로써 뭔가 기분전환을 한다.
고종욱도 53번에서 38번으로 돌아왔다. 히어로즈 시절 53번을 달고 뛰었던 고종욱은 2019년 트레이드로 SK에 왔을 때 38번을 달았다. 당시 남은 번호가 38번 뿐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원래 달았던 53번으로 바꿨는데 부상에 부진이 겹쳤다. 결국 다시 38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고종욱이 38번으로 바꾸면서 FA 최주환은 두산 때 달았던 53번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줄곧 37번을 달았던 베테랑 정의윤이 10번으로 갈아탔고, 10번을 달았던 김세현은 33번, 왼손 불펜 요원 김택형이 1번에서 43번으로 바꿨다. 30명이 넘는 선수들이 번호를 바꾸면서 SK 선수단에 큰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발하는 SK가 지난해의 기억을 버리고 새출발 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전지훈련지도 미국 플로리다에서 제주도로 바뀌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