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플레이어]OK금융그룹 펠리페가 4년째 한국에서 뛰는 이유. 꾸준함 자기관리 파이팅

28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경기가 열렸다. 득점을 올린 OK금융그룹 펠리페가 포효하고 있다. 안산=송정헌 기자 [e-mail]/2020.10.28/

[안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OK금융그룹의 외국인 선수 펠리페는 V리그에서 4시즌째 활약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매 시즌 팀이 바뀐다. 2017∼2018시즌 한국전력을 시작으로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를 거쳐 이번 시즌엔 OK금융그룹에 둥지를 틀었다. 소속팀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팀에서 데려간다는 얘기다. 주로 대체 선수로 뽑히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외국인 저니맨'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정된 모습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끌만큼의 확실한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듯.

하지만 기복이 크지 않고 안정감있는 모습은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된다. OK금융그룹이 개막후 3연승으로 1위로 오른 것은 당연히 펠리페의 공이 크다.

펠리페는 28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28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 55.1%로 같은 28득점을 했던 현대캐피탈의 다우디(46.3%)를 압도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나온 펠리페의 스파이크로 OK금융그룹은 접전 상황에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처음 펠리페가 팀에 왔을 때 석진욱 감독은 걱정이 앞섰다고. 석 감독은 "처음엔 큰일났다는 생각을 했다. 공을 세게 때리는데 공에 힘이 없었다. 이러다간 외국인 선수가 포인트를 못낼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면서 "시합 일주일 전부터 파워가 올라가더라.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시합을 앞두고 조절을 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비시즌 때, 훈련 때, 시합 때 스스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석 감독은 상대편일 때의 펠리페에 대해 "크게 위압감을 안느꼈다"고 했다.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펠리페가 잘하면 컨디션이 좋았다라고 생각했다"는 석 감독은 "우리팀에 와서 보니 꾸준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열심히 해준다"라고 했다. 석 감독은 "팀 분위기가 바뀐 게 진상헌이 온 것도 있지만 펠리페의 영향도 있다. 왜 4년 연속 한국에서 뛰는지 이해가 됐다"라고 했다.

심경섭은 펠리페의 진지함을 얘기했다. "너무 진지해서 무서울 때도 있다"는 심경섭은 "우리에게 많이 가르쳐준다. 선수들이 펠리페를 '헤드코치'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경험도 많아 선수들이 많이 믿고 따르는 형"이라고 했다. 이어 "상대팀으로 있을 때도 범실이 적은 선수였고 힘이 좋았다. 우리팀에 와서는 파이팅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하려는 마음이 크다"며 펠리페를 높이 평가했다.

OK금융그룹은 지난시즌 1라운드에서 1위를 했지만 이후 외국인 선수 레오의 부상 등으로 인해 4위에 머물렀다. 펠리페가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올릴까.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분명 긍정적이다.
안산=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