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1명만도 못한 MLB 구단?" 오클랜드, 마이너리거 주급 중단→타팀 이적 불가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코로나19 여파에 휘말린 마이너리거들에게 자신의 연봉을 주는 '선수'가 있는 반면, 만만한 마이너리거부터 봉급을 끊는 '구단'도 있다.

'머니볼'로 유명한 메이저리그(MLB)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6월 1일자로 대규모 감축 운영에 돌입한다.

AP통신과 ESP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오클랜드는 드래프트 이후 스카우트들에게 강제 무급 휴가를 준다. 사실상의 일시 해고다. 구단 운영부서 직원들의 임금은 삭감된다. 마이너리거들의 주급(평균 400달러) 지불은 중단된다. 존 피셔 오클랜드 구단주는 '야구는 내겐 일이 아닌 삶의 방식이고, 우리 구단 직원들은 가족'이라면서도 '코로나19는 많은 사람들에게 비극적인 손해를 입혔다. 우리 조직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했다'고 설명했다. 오클랜드는 이미 연간 120만 달러(약 15억원)인 홈구장 오클랜드 카운티 콜리세움의 임대료 지불도 미루고 있다.

코로나19는 미국 스포츠 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MLB 커미셔너 롭 만프레드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수익이 예년보다 40억 달러(약 5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클랜드는 MLB의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이다. 오클랜드에 앞서 LA 에인절스와 마이애미 말린스, 신시내티 레즈, 탬파베이 레이스 등이 6월부터 구단 직원들에게 강제 무급 휴가 및 일부 해고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LA 다저스도 연봉 7만 5000달러(약 9260만원) 이상 직원들에 한해 급여 삭감을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마이너리거들의 주급 지불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팀은 오클랜드가 처음이다. 오클랜드 측은 '마이너리거들에 대한 주급 지불은 중단되지만, 타 팀 이적은 불가'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반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처럼 단장 등 고위급 직원들의 연봉을 삭감하는 대신, 일반 직원과 마이너리거들의 주급 지불을 보장한 팀도 있다.

ESPN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MLB 구단 한 팀의 마이너리거는 200명 정도다. 6~8월 13주간 이들의 주급으로 지불되는 비용은 1인당 5000달러 안팎,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 3000만원) 정도다. 파산은 '존 피셔 구단주의 재산은 약 20억 달러(약 2조 5000억원)'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현지 매체들은 '오클랜드도 추신수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추신수는 지난 4월 텍사스 레인저스 산하 마이너리거 191명 전원에게 1인당 1000달러 씩을 기부하는 통큰 결단을 내린 바 있다.

마이너리거들은 주급이 끊기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진다. 앞서 리그 개막 연기로 인해 주급을 받지 못하자 배달업 등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마이너리거들의 이야기가 소개된 바 있다. MLB 사무국은 30개 구단에 4~5월간 마이너리거 주급 지불을 지시했지만, 오클랜드는 이 기간을 끝으로 지불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

MLB 사무국은 선수노조(MLBPA)와도 오는 7월 리그 개막을 앞두고 올시즌 연봉에 대해 격론을 벌이고 있다. 앞서 양 측은 '경기수에 따른 연봉 차등 지급'을 통해 1차 연봉 삭감을 합의했지만, 이후 사무국은 무관중 경기를 이유로 연봉액에 따른 차등 삭감안을 추가 제시한 상태다. 개막 준비를 위해서는 한달 가량 트레이닝이 필요함을 감안하면, 선수노조는 자칫 추가 개막 연기의 장본인으로 몰릴 처지다. 하지만 해당 제안은 고액 연봉일수록 많은 연봉을 삭감하는 방식을 통해 선수들간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마커스 스트로먼(뉴욕 메츠), 브렛 앤더슨(밀워키 브루어스), 트레버 바우어(신시내티) 등은 잇따라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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