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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이재성,이재성 하는구나" 재활中 팬1240명과 따뜻한 소통

기사입력 2022-06-04 22:29:16

화면 캡처=네이버 이재성의 축구이야기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축구팬들이 사랑해마지 않는 '국대 미드필더' 이재성이 오랜만에 팬들과 따뜻하고 유쾌한 팬미팅을 가졌다.

6월 A매치 4연전을 앞두고 벤투호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공격자원인 이재성은 리그 최종전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19일 출국을 앞두고 전주에서 오직 재활에만 집중하고 있는 이재성이 평소 가장 아껴온 오랜 팬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마련했다. 4일 오후 1시 서울 역삼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열린 팬 미팅엔 '엄선'된 40명의 '찐'팬들이 참석했고, 네이버 페이지 생중계를 통해 동시 접속한 1200여 명의 팬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초등학교 2학년때 5살 터울 형 이재권(강원FC)을 따라 처음 축구화를 신었던 때부터 울산 학성중고를 거쳐 고려대에 진학, 첫 고연전(3대1승)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던 순간, 전북 현대에 입단해 2014년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고, 전북의 우승을 이끌고, MVP를 수상하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직후 독일 2부리그 홀슈타인 킬, 1부리그 마인츠에 진출한 오늘까지의 필설로 다못할 수많은 축구 이야기를 소상히 풀어놨다.

화면 캡처=네이버 이재성의 축구이야기
이재성은 "전북 현대는 신인들의 무덤이라는 곳이었다. 도전을 앞두고 걱정도 두려움도 컸지만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 그 선택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친정팀 전북 현대를 향한 같한 애정도 전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엔 해외 진출 꿈이 커졌다. 축구를 하면서 늘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지향하려고 노력한다. 매년 어렵고 힘든 과정들이 있었지만 2018러시아월드컵을 다녀와서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전북 현대에서 이룰 건 다 이뤘기 때문에 새 동기부여를 찾고자 유럽 진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당시 중국 주요 클럽에서도 오퍼가 끊이지 않았지만 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재성은 "매년 그런 이야기는 있었다. 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킬과 덴마크리그 오퍼가 같이 왔었다. 덴마크 팀은 당장 챔피언스리그를 뛸 수 있는 팀이었다. 상당히 고민은 했다. 하지만 리그를 봤을 땐 제가 가기엔 부담스러웠다. 안정적이고 세계 축구를 이끄는 독일에 가기로 결정했다. 2부에서 열심히 하면 1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킬로 행선지를 결정한 이유를 팬들에게 밝혔다.

2018~2019시즌 홀슈타인 킬로 이적한 후 첫 시즌 28경기 5골, 2019~2020 시즌 31경기 9골, 2020~2021시즌 31경기 5골을 기록한 이재성은 2021~2022시즌 1부 마인츠로 이적해 첫 시즌 27경기 4골을 기록했다.

1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국내 최고의 미드필더 이재성이 2부리그 킬에 머무는 데 대해 당시 국내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높았다. 그러나 이재성의 생각은 달랐다. "킬이 아깝게 승격하지 못할 때도 아쉬움은 없었다. 킬은 3부에서 2부로 승격한 팀이다. 1부 승격의 목표가 크다기보다 승격 도전만으로도 행복한 팀이었다. 전북 현대라는 최고의 팀에서 뛰다가 승격에 도전하는 팀에서 뛰게 됐는데 동료들과 함께 해 힘이 됐다. 아쉬움은 없었다. 행복했다"고 킬 시절을 돌아봤다. "킬에 가서 처음엔 너무 힘들었다. 적응에 애도 먹었고, 경기력도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욕도 먹고 잔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잘하게 되니까 다들 잘 맞춰주더라"며 싱긋 웃었다. 마인츠 생활에 대해선 "마인츠라는 팀이 이전에 좋은 선배들, 한국선수들이 많이 뛰어서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 갔을 때부터 미디어 동료 코치 감독님도 편하게 해주셨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이재성은 4년 전 러시아월드컵을 돌아봤다. "나는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자란 선수다. 2002년 월드컵은 내게 축구의 꿈을 시작하게 해준 사건이었다. 4년전 월드컵에 나가면서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대회에 나라를 대표해 나간다는 것이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했다. "첫 월드컵 무대에서 많은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 시간이 이번 2022년 월드컵을 더 기대하게 되는 시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재성은 2017년 K리그1 MVP가 된 후 곧바로 해외진출을 감행한 데 월드컵이 큰 동기부여가 됐음을 거듭 밝혔다.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전세계 축구 팬들이 모여들었다. 월드컵을 경험하고 나니 해외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 스타디움을 꽉 채운 세계 팬들 앞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나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팬들의 진솔한 질문도 이어졌다.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이라는 한 여성팬은 이재성이 포털에서 연재해온 축구일기의 정확하고 유려한 '글솜씨'에 대한 찬사와 함께 비결을 물었다. 이재성은 "축구하면서 다이어리 쓰는 걸 좋아했다. 글로 적으면서 정리하다 보니까 좀더 잘 깨닫게 되고 축구도 더 잘하게 된 것같다"고 답했다. "사실 독일에 있으면 할 게 없다.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고, 생각할 시간도 많다. 잘 정리해나가다보니까 글을 잘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재성과 영상통화를 한 적이 있다는 한 남성 팬이 "코로나 끝나고 많은 팬들이 독일로 직관 갈 텐데 마인츠의 관광지와 맛집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이재성은 반색했다. "대부분 독일 현지 음식인 학센과 슈니첼을 먹는데…"라더니 선뜻 "DM 보내면 알려주겠다"고 했다. "마인츠는 크지 않아서 1시간 안에 다 볼 수 있다. 축구 경기도 보고, 아인스부르그라는 현지 맛집이 있다. 라인강을 산책해도 좋을 것"이라며 추천코스를 안내했다. 전북에서, 대표팀에서 지난 10년간 한결같이 그랬듯 팬들을 살뜰히 챙기는 이재성 특유의 반듯함, 친절함에 팬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활짝 피어났다.

이재성은 새 시즌 분데스리가와 월드컵을 향한 또렷한 각오도 전했다. "독일에서 5번째 시즌이고 마인츠에서 2번째 시즌이다. 첫 시즌이 준비였다고 보면 2년차는 본격적인 시작이다. 더 기대된다"며 눈을 빛냈다. "두번째 시즌은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 많은 팬 분들이 제가 뛰는 걸 기대하고 있단 걸 잘 알고 있다. 몸을 잘 만들어서 매주 여러분들께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온국민이 월드컵을 기다리시는 것처럼 저도 월드컵이 많이 기대된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힘 합치면 지난 월드컵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그 과정 속에서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이 필요하다.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드린다. 많은 기쁨을 전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팬들과의 단체 셀카, 이재성이 직접 준비한 셔츠 선물, 사인과 사진 촬영이 이어진 후 훈훈했던 팬 미팅이 마무리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