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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뼈닥터' 이수찬의 솔직한 관절톡] 로봇 인공관절 수술, 정말 괜찮을까?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1-03-04 09:05


◇로봇 인공관절 수술 모습.



몇 년 전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했던 80대 초반 환자가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당시에도 왼쪽 무릎 상태가 그리 양호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골이 다 닳아 없어진 것은 아니고, 왼쪽 무릎은 별로 아프지 않다고 해서 환자의 의견을 존중해 오른쪽 무릎만 수술했었다.

MRI 검사를 해보니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한 상태였다. 환자는 나이가 들면 하루하루가 다르다며 과연 수술을 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했다. 그래서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어 고령의 환자분들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권했다.

"로봇으로 수술을 한다고요? 괜찮을까요? 몇 년 전 원장님이 수술 잘 해주셨는데, 굳이 로봇으로 수술해야 할까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도 새로운 치료법이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특히 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치료법이 확실히 효과가 있고,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사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꽤 오래 전부터 시행되어 왔다. 수년 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모 대학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한 심포지엄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모 대학병원 교수를 만났다. 그 교수에게 "정말 로봇 인공관절 수술 괜찮나요?"라고 물으니 "네, 정말 괜찮습니다"라고 답하며 우리 병원에서도 도입할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 말을 듣고 관련 논문을 찾아보니 이미 미국에서만 30만 명의 환자를 로봇으로 수술했고, 논문도 150편이 넘었다. 그것도 한 병원이 아닌 수많은 병원에서 나온 논문들이었다. 관련 논문이 많아도 한 병원에서만 나온 것이라면 신뢰하기 어렵지만 수많은 병원에서 나온 논문들이고, 그 논문들의 상당수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와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로봇도 종류가 다양하다. 그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괜찮다고 인정하는 제품을 선택해 사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로봇 수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제 로봇을 작동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정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작년 6월부터 로봇을 도입해 인공관절 수술을 시작했다.


처음 병원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할 때는 고민이 많았다. 우선 수술을 하기 위해 로봇을 세팅하는 데만 약 20분 정도 걸렸다. 그만큼 환자가 마취된 상태로 대기해야 하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비용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인공관절 수술 자체도 비용이 많이 드는데, 로봇으로 수술하면 추가 비용이 더 발생한다. 경제도 어려운데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을 말하는 게 의사 입장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한 지 약 5개여 월 만에 1000명의 환자를 로봇으로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여러 가지 부담은 있었지만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했을 때의 효과가 부담을 털고도 남을 정도로 좋았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의 무릎 관절을 3D CT 영상으로 찍은 후 영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하고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 그 결과 환자의 무릎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시켜 회복이 빠르고 예후도 좋다.

의사의 만족도도 높다. 의사들도 정말 정확하게 수술을 잘 했을 때 만족도가 높고 보람도 느낀다. 로봇을 이용해 수술한 의사들은 모두 만족했고, 서로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제는 우리 병원 의사들이 모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되었다.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이 거짓말을 하거나 실제보다 과장하는 것이다. 만약 로봇 인공관절 수술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면 환자에게 당연히 권해서는 안 된다. 집도의로서 로봇을 이용해 수술해보니 수술과정과 환자의 예후를 통해 더욱 효과를 확신하게 되었다. 만약 내 가족이 인공수술을 받아야 된다면 로봇 수술을 추천할 생각이다.

왼쪽 무릎이 아파 내원했던 환자는 필자의 설명을 듣고 로봇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만족도가 높다. 오른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했을 때보다 훨씬 회복도 빠르고 편하다며 고마워했다.

수술에 로봇을 접목하게 되면서 육안으로 수술할 때보다 더 정교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의사로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 의학이 더 발전해 아예 수술하지 않고 아픈 무릎이 나을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의학의 발전은 불가능해 보였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었기에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현재 할 수 있는 방법 중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의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도움말=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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