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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장영남 "'사괜'은 물음표 남은 작품..미치고 팔짝 뛰었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8-13 15:16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장영남(48)이 양극단의 캐릭터를 한 번에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1995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같은 해 '목화 극단', 2006년 '골목길 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했던 장영남은 배우의 길 외에는 꿈 꿔본 적 없는 '진짜 배우'다. 각종 영화에서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고 감탄하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줬고, 드라마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MBC 단막극 '떠나요 삐삐롱 스타킹'(2003)을 시작으로, KBS2 '달자의 봄'(2007), MBC '달콤한 인생'(2008) 등에서 활약했고 MBC '해를 품은 달'(2012)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레전드 장면을 탄생시켰다. 이후 MBC '7급 공무원'(2013), MBC '왕은 사랑한다'(2017),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2018), SBS '시크릿 부티크'(2019), JTBC '나의 나라'(2019), SBS '아무도 모른다'(2020), MBC '그 남자의 기억법'(2020)까지 열일했고, 영화 '변신'에서도 소름 돋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홀렸다.

최근 종영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조용 극본, 박신우 연출)는 장영남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작품. 장영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완벽주의자 수간호사 박행자 역으로 시청자들을 속인 후 후반부 몰아치듯 고문영(서예지)의 모친 도희재로서 활약, 소름 돋는 열연을 펼쳤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최종회에서는 문강태(김수현), 고문영(서예지), 문상태(오정세)가 각자의 자리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문상태는 이날 문강태, 고문영과 함께 캠핑카 여행을 떠났다가 '작가'라는 자신의 길을 찾아 독립하는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또 남주리는 새 인연인 이상인(김주헌)과 러브라인을 예고하며 박수를 받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최종회 7.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영남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영남은 드라마가 종영한 뒤 '물음표를 남긴 작품'이라고 했었다. 그는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이었다. 한 가지 포인트로 밀고 나가는 편이기는 했는데, 어찌 됐든 이 캐릭터는 두 가지 캐릭터를 한 인물을 위해 한 가지 캐릭터를 위장해서 살아가야 하는 인물로 반 넘게 보여지지 않나. 사실은 오히려 도희재라는 문영이 엄마 캐릭터를 연기할 때보다 수간호사 연기할 때 떨렸다. 편하게 했을 거 같은데 김수현 씨나 다른 사람들과 연기할 때 떨렸다. 이렇게 불편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머리 속에 이미 옛날에 들었던 캐릭터가 있으니 너무나 그 한 대사를 하는데도 의미부여를 시키는 거다. '사패인데 이렇게 얘기하는 게 맞나.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나' 무수히 많은 질문을 던지더라. 특히 간호사를 할 때.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 할 때마다 확신이 안 들었다고 해야 할까. 제 스스로 그랬다. 아무 생각이 없이 그냥 수간호사, 박행자로서 하기에도 애매한 신도 있고, 가끔 애매한 신이 들어오고 그러면 미치겠더라. 그럴 때마다 굉장히 많은 물음표를 던졌다. 오히려 도희재 캐릭터가 편했다. 드러났으니까. 누군가를 속이고 아닌 척하면서 연기하는 것이 힘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앤드마크 제공
장영남은 "내가 도희재라는 것을 아는 것은 아주 소수였다. 규영 씨가 나한테 먼저 '선배님 뭔가 이상해요'하면서 '선배님이 혹시 도희재라는데 맞냐'고 물어봤던 거 같다. 초반에, 한 번은 둘이 신을 하는데 커피 마시면서 고문영 아빠에 대해 묻는 신이 있는데 '집착하지 마. 개인적 감정 갖다 붙이지 마'하는 신이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하실 거냐'고 묻더라. '아무렇지도 않게 간호사한테 하는 것처럼 할 거 같다'고 하더라. 오정세 씨한테 그런 말을 들었는데 박행자로서인지 엄마로서 하는지가 궁금했나 보더라. '너 들었구나, 어디서 들었어'했다. 다들 궁금했다고 말을 하더라"고 밝혔다.

장영남은 '최강 소름 유발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그는 "다행이다. 미적미적하게 지나간 것보다 캐릭터가 가진 힘이 있지 않나. 그 전에 잘 만들어두셨기 때문에, 도희재라는 캐릭터가 가진 에너지가 있고, 그게 사실 어떻게 보면 문영이의 트라우마 아니냐. 암적 트라우마인데 그 힘을 거대하게 잘 쌓아두셨다. 그래서 부담이 됐다. 내가 '짠'하고 나타나서 간호사복 입고 있다가 내가 시청자들에게 느껴지고 받아들여질 것인가. 밀어낼 수 있지 않나. '말이 안돼' 할 수 있어서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큰 목표였다. 소름이 끼쳤다는 것에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그런 존재로 보여왔지 않나. 문영이에게 친절하게 하다가도 소름을 돋게 만드는 사람 아니냐. '엄마가 뭔가 있구나'하는 궁금증을 유발한 캐릭터였다. 다행히 궁금증을 유발한 만큼 소름이 돋아줘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연기 좀 살살하라'는 반응도 있었다. 장영남은 "제발 발연기좀 하라는 반응도 있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그랬다"며 "CCTV 장면은 제가 봐도 무섭더라. 찍을 때는 몰랐는데 그 장면은 무섭더라. 그 음향이 주는 효과와 훅 들어가지 않았나. 그 장면을 보면서 효과의 덕을 봤다"고 말했다.


'인생 캐릭터'라는 평에 대해서도 장영남은 "내 안에 악함이 살아 있구나 싶었다. 그게 더 매력이 있나 보다 싶더라. 사실은 저도 그런 연기를 할 때가 더 재미있기도 하다. 요즘엔 매번 우는 엄마, 힘든 엄마를 했는데 이렇게 사이코 엄마는 처음이었다. 너무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되게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장영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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