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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장영남 "'사괜' 최고 소름유발자? CCTV 내가 봐도 무서워"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8-13 15:10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장영남(48)이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반전 주인공이 된 소감을 밝혔다.

1995년 연극배우로 데뷔해 같은 해 '목화 극단', 2006년 '골목길 극단'의 단원으로 활동했던 장영남은 배우의 길 외에는 꿈 꿔본 적 없는 '진짜 배우'다. 각종 영화에서 관객들을 울리고 웃기고 감탄하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줬고, 드라마에서의 활약도 대단했다. MBC 단막극 '떠나요 삐삐롱 스타킹'(2003)을 시작으로, KBS2 '달자의 봄'(2007), MBC '달콤한 인생'(2008) 등에서 활약했고 MBC '해를 품은 달'(2012)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며 레전드 장면을 탄생시켰다. 이후 MBC '7급 공무원'(2013), MBC '왕은 사랑한다'(2017),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2018), SBS '시크릿 부티크'(2019), JTBC '나의 나라'(2019), SBS '아무도 모른다'(2020), MBC '그 남자의 기억법'(2020)까지 열일했고, 영화 '변신'에서도 소름 돋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홀렸다.

최근 종영한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조용 극본, 박신우 연출)는 장영남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작품. 장영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완벽주의자 수간호사 박행자 역으로 시청자들을 속인 후 후반부 몰아치듯 고문영(서예지)의 모친 도희재로서 활약, 소름 돋는 열연을 펼쳤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최종회에서는 문강태(김수현), 고문영(서예지), 문상태(오정세)가 각자의 자리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문상태는 이날 문강태, 고문영과 함께 캠핑카 여행을 떠났다가 '작가'라는 자신의 길을 찾아 독립하는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또 남주리는 새 인연인 이상인(김주헌)과 러브라인을 예고하며 박수를 받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최종회 7.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영남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장영남은 "매번 아쉽다. 어떤 작품이든 아쉽고 섭섭하고 시원하기도 하지만, 서운한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장영남은 "아무도 보안하라고는 안 하셨다. 감독님도 '비밀로 하라'고는 안했고 자연스럽게 왜인지 말하면 안될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라는 것이 방송을 시작하면 변수가 생기고 달라지기도 하니까 내가 나중에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졌다. 나는 박행자라는 수간호사 캐릭터만 갖고 연기했다. 조금 혼란스럽기는 했다. '도희재라고는 들었는데 언제 되나. 이 정도 되나. 괜찮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장영남은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했다. 제가 대본을 보고 그러면서 상상을 잘 못하겠더라. 이 캐릭터가 나중에 엄마로 어떻게 바뀔지 궁금했다. 근데 저도 나중에 엄마가 누굴 거라고 하면서 보시는 분들이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 있더라. 그걸 보면서 놀라웠다.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그렇게 작품 분석도 잘하고 이야기를 잘 만드는지 그걸 보면서 오히려 공부가 된다고 하더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앤드마크 제공
장영남은 '최강 소름 유발자'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그는 "다행이다. 미적미적하게 지나간 것보다 캐릭터가 가진 힘이 있지 않나. 그 전에 잘 만들어두셨기 때문에, 도희재라는 캐릭터가 가진 에너지가 있고, 그게 사실 어떻게 보면 문영이의 트라우마 아니냐. 암적 트라우마인데 그 힘을 거대하게 잘 쌓아두셨다. 그래서 부담이 됐다. 내가 '짠'하고 나타나서 간호사복 입고 있다가 내가 시청자들에게 느껴지고 받아들여질 것인가. 밀어낼 수 있지 않나. '말이 안돼' 할 수 있어서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말 이 캐릭터를 잘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큰 목표였다. 소름이 끼쳤다는 것에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그런 존재로 보여왔지 않나. 문영이에게 친절하게 하다가도 소름을 돋게 만드는 사람 아니냐. '엄마가 뭔가 있구나'하는 궁금증을 유발한 캐릭터였다. 다행히 궁금증을 유발한 만큼 소름이 돋아줘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연기 좀 살살하라'는 반응도 있었다. 장영남은 "제발 발연기좀 하라는 반응도 있었다. 재미있기도 하고 그랬다"며 "CCTV 장면은 제가 봐도 무섭더라. 찍을 때는 몰랐는데 그 장면은 무섭더라. 그 음향이 주는 효과와 훅 들어가지 않았나. 그 장면을 보면서 효과의 덕을 봤다"고 말했다. 장영남은 "화장은 다 제가 했었다. 그리고 립스틱은 현장에서 있었는데 제가 가진 것이 비슷한 게 있더라. 그걸 '나의 나라'에 썼던 립스틱이다. 그걸 보면서 가끔은 이 캐릭터, 이 립스틱을 바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그걸 사서 샵에서 '이걸로 해달라'고 했다. 와인빛과 보라빛이 있으니 오묘해서 샀는데 잘 맞더라. 제가 그냥 바르고 갔다"고 밝혔다.


이어 장영남은 "립스틱이나 이런 것도 제가 다 생각을 하는 편이다"며 "얼굴이 막 크고 튀어나오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메이크업을 강하게 안 하려고 한다. 눈썹이나 잘 안 붙이려고 한다. 강조를 했다. 자연스럽게 눈빛이나 이런 걸로 강해보일 수 있으니까 그랬다"고 말했다.

또 장영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시청자들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손의 점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존재를 유추한 시청자들에게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장영남은 "나는 손에 점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드라마 보고 알았다. 주리 씨랑 대화하면서 커피 마실 때 같은 손가락으로 캡처를 해서 나오더라. 너무 놀라워서 신랑한테 보여줬다. '이걸 다 사람들이 올리더라'고 보여줬는데 다들 놀랐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몰랐다'며 충격을 받았다고. 장영남은 "다들 너무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대본 보고 알았으니까"라고 말하며 웃었다.

'인생 캐릭터'라는 평에 대해서도 장영남은 "내 안에 악함이 살아 있구나 싶었다. 그게 더 매력이 있나 보다 싶더라. 사실은 저도 그런 연기를 할 때가 더 재미있기도 하다. 요즘엔 매번 우는 엄마, 힘든 엄마를 했는데 이렇게 사이코 엄마는 처음이었다. 너무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되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시청자들에게도 치유를 준 작품이다. 장영남은 "모든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더라. 상태 씨가 치유의 중심에 있는 사람인 거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를 필두로 해서 상태와 문영이까지 모두 자연스럽게 번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앤드마크 제공
장영남은 "어절 수 없다. 저희 드라마가 결국엔 성장 드라마이자 멜로이자 치유를 통해 성장하는 어른들의 이야기 아니냐.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저는 어떻게 보면 문영이 엄마지만, 극 안에서 봤을 때 서쪽마녀 아니냐. 마녀가 동화책에서 보면 마녀가 악행을 어렵게 하고 막 힘들게 사람들을 괴롭히지만, 결국엔 뽀뽀 한 번이면 일어나고 그러지 않나. 마녀는 물거품되고, 그런 것들을 보면 정말 우리가 오랜시간 아프지만 어느 한 순간 아무것도 아닌 일에 치유되는 일도 있지 않나. 작은 것에 눈물도 터뜨리고 그런 캐릭터였던 것 같다. 도희재란 캐릭터는. 이 사람의 일대기나 디테일을 보여주기 보다는, 이들의 성장을 보여주고 치유되는 과정에서 하나의 필요했던 악의 존재나 악의 트라우마였다. 쉽게 처단되지 않나. 책 한 방에 맞고 그러고, '뭐하러 이러고 있었어, 이렇게 긴 시간동안'이러면 어이가 없지만, 도희재의 이야기가 아니고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이니까. 극을 위해서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도희재로서 할 수 있는 최대치는 했다고 생각했다. 소름 유발만으로도"라고 말했다.

장영남은 "이제 TV다른데로 돌리겠다는 얘기도 듣고, 잔상이 많이 남아서 걱정은 되더라. 그래도 무서운 것보단 웃긴 게 좋지 않나"고 말하며 만족감과 부담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장영남은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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