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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촘촘한 서사, 새로운 시도로 가득한 연출, 믿고 보는 배우들의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조화로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꿈도 희망도 없이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김수현 분)와 반사회적 인격 성향을 가진 동화작가 고문영(서예지 분)의 충돌이 심상치 않은 파동을 일으켰다. 이날 동화책 낭독회를 위해 병동에 온 고문영은 흩날리는 벚꽃 아래 문강태와의 만남에서 "필요할 때 내 앞에 나타나 주면 그게 운명"이라며 제 할 말만 남긴 채 유유히 사라졌다.
이후 병실을 탈출한 환자로 인해 낭독회는 중단됐고 그가 어린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함을 알게 된 고문영은 차갑게 분노했다. 이 때 통제 불가능에 빠진 환자가 고문영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고, 동시에 그녀에겐 어린 시절 아버지가 목을 조르던 트라우마가 오버랩 됐다. 이에 정당방위로 그를 위협하려던 고문영을 급히 뛰어온 문강태가 막아서면서 두 남녀가 재회, 피투성이가 된 손에도 개의치 않고 환자를 지키려한 그와 "운명, 아니었네"라며 말을 번복하면서도 흥미로운 눈을 한 그녀는 서로에게 강렬히 각인됐다.
난동 끝에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형 문상태에게 약속한 고문영 사인 미션을 잊어버린 문강태는 절친 조재수(강기두 분)와 함께 위조 작업에 들어갔지만 단박에 들통나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만의 세계에 쏙 들어가 토라진 문상태를 어르고 달래는 둘의 고군분투는 짠하면서도 유쾌함을 터뜨렸으며 애틋한 형제, 현실 절친의 브로맨스 케미가 빛났다.
그런가 하면 고문영의 포스에 꼼짝달싹 못한 출판사 대표 이상인(김주헌 분)과 직원 유승재(박진주 분)의 티격태격도 코믹함을 더했다. '괜찮은 정신병원'의 간호사 남주리(박규영 분)가 병원에 입원한 고문영 아버지의 수술 동의서를 받기 위해 직접 그녀를 찾아갔을 때, 둘 사이의 은근한 신경전은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과거사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1회 말미에는 고문영을 비정상으로 여기던 문강태가 자신이 알던 "눈빛에 온기가 전혀 없는" 누군가와 똑같은 그녀의 눈빛을 확인하기 위해 출판사를 찾아왔다. 그 여자가 무서웠냐는 물음에 "좋아했어, 내가"라는 뜻밖의 말을 내놓은 문강태의 눈은 고요하면서도 단단했고, 오히려 방어 기제처럼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고문영의 표정이 흔들렸다. 묘한 설렘 기류가 터져 나온 둘의 로맨스 폭격 엔딩은 그대로 시청자들을 흠뻑 빠져들게 했다.
다채로운 색을 가진 캐릭터들과 촘촘한 서사 속 5년 만의 드라마로 복귀한 김수현의 존재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서예지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 오정세는 또 한 번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박규영 역시 현실 공감을 더하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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