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966년 개봉됐던 이만희 감독의 '만추'는 한국 대표 고전 멜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3번, 일본에서 1번 리메이크됐다. 이 4편의 리메이크작들을 모두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첫번째 리메이크는 일본에서 먼저 이뤄졌다. 사이토 고이치 감독이 '약속'(1972) 이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했다. 국내에서는 김기영 감독이 1975년 이정길 김지미 주연의 '육체의 약속'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를 재해석했다. 김지미는 이 작품으로 제14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0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든 김수용 감독도 1981년 '만추'라는 동명 타이틀로 리메이크했다. 정동환 김혜자가 주연으로 나왔다. 제21회 대종상 갱상,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김혜자는 제2회 마닐라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최근에는 김태용 감독이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새로운 현빈, 탕웨이 주연의 '만추'를 만들어냈다.
이만희 감독의 '만추'는 현재 필름이 유실된 상태다. 외국 영화제에 출품하면서 프린트가 아니라 원본을 보냈는데, 이 과정에서 사라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갖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국내에는 스틸 사진 몇 장만 남아 있다. 개봉 당시에는 '긴박한 서정의 영상', '세련된 가작 문예영화', '헨리 단편을 읽은 듯한 뒷맛', '구질구질한 대사 없이 산뜻한 영상으로 묘출해 본 애정심리', '시적 감흥 북돋는 영상' 등 세련된 영상미를 호평하는 리뷰가 쏟아졌고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유실된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제외하고, 리메이크작 4편을 모두 만날 수 있다. 근작 '만추'에 출연한 현빈과 탕웨이의 의상도 함께 전시된다.
영상자료원의 모은영 프로그래머는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통해 한국 영화의 전통적 장르였던 멜로 장르의 부흥을 기대하며 한국영화사에서 '만추'가 어떤 기여를 했는지 조명하기 위해 특별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