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가와구치 '맞대결'
기사입력 2000년 04월 19일 12시 03분
26일 오후 7시 잠실서 벌어지는 한-일축구정기전에선 특별한 인연의 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인다.
`독수리' 최용수(27．안양)와 일본의 간판 수문장 가와구치(25．요코하마)가 그 주인공.
이들의 질긴 인연은 8년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92년 10월4일 UAE 두바이에서 벌어진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U-19) 준결승에서 처음 맞딱드렸다. 당시 한국의 간판 스트라이커를 꿈꾸던 `미소년' 최용수는 일본의 겁없던 신세대 GK 가와구치를 세워 놓은 채 결승골을 터뜨렸다. 최용수의 활약으로 한국은 2대1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후 천적 관계는 계속됐다. 95년 1월 호주 4개국 올림픽팀 친선경기에서 다시 만났지만 결과는 최용수의 승리. 이 경기서 한국은 최용수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낚았으며 96년3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벌어진 96애틀랜타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가와구치는 `독수리' 최용수의 골사냥에 농락당해야 했다. 최용수의 PK 결승골로 한국의 2대1 승. 청소년대표부터 시작된 악연(?)은 성인대표 때까지 이어졌다. 97년9월 도쿄서 열린 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한-일전서도 팬들의 관심은 단연 최용수와 가와구치의 맞대결이었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 당시 최용수의 절묘한 어시스트에 이은 서정원의 동점골과 이민성의 역전골로 한국은 이른바 `도쿄대첩'(한국 2대1 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 97년 11월 이들의 천적 관계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최용수는 잠실서 벌어진 98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서 가와구치를 상대로 이렇다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한국의 0대2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또 이듬해 4월 잠실서 벌어진 한-일 친선경기서도 한국은 2대1로 신승했지만 최용수는 가와구치의 선방에 번번이 막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는 26일 다시 한번 벌어지는 최용수와 가와구치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태원 기자 wak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