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희, 브라운관 인기몰이 신바람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4시 43분
섹시한 매력, 코믹한 푼수, 능숙한 연기력은 물론 기본.
탤런트 노현희가 브라운관 인기몰이에 신바람이 났다.
노현희는 KBS 1TV 화제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몰락해가는 신라 진성여왕으로 등장, 드라마 초반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22일부터 방영될 SBS TV 새주말극 `덕이'에서는 거만하고 도도한 요리집 여사장으로 변신한다.
반면 MBC TV 심야 주간시트콤 `세친구'에선 의처증 남편 김형일과 코믹한 웃음연기를 펼쳐 대비를 이룬다. 탤런트 장형일과 보여주는 그녀의 푼수연기는 왕년 KBS 1TV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말괄량이 농촌처녀 `명자'를 뺨친다.
이중 그녀가 `가장 연기하기 버겁다'고 엄살을 피우는 인물은 `태조 왕건'의 진성여왕.
여왕의 품위를 지키면서 숙부인 위홍각간과의 불륜 이미지, 그리고 교태스런 느낌을 주면서도 철부지같은 나약함 등 복합적인 모습을 함께 그려야한다는 부담 때문이다. 말하자면 캐릭터 창조다.
"장희빈 같은 인물은 선배연기자들이 이미 많이 묘사해내 모방이 가능하지만 진성여왕은 순전히 저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럴듯하게 재현해야하거든요."
그래서 아쉬움도 많다.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진성여왕이 등장했는데 신라왕실의 화려함과 권위가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
대본상으로 일단 악역으로 묘사돼있어 환영받을 형편도 아니다. 촬영중 동료연기자들은 물론 스태프로부터 측은함과 동정심을 받을 수 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다.
신라의 멸망과 함께 단명하는 진성여왕에 비하면 주말극 `덕이'의 `추풍각' 요리집 사장 `신씨'는 노현희가 모처럼 연기력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나설 만한 배역.
남편(김영기)을 `서까래서방'(실권이 없어 기죽어 사는 남편)으로 추락시키는 개성넘치는 캐릭터다. 다소 드센 이미지이긴 해도 돈주고 데려다 키운 빨치산 자식 덕이에겐 한없이 자상하고 따뜻한 심성을 보여줘 대조를 이룬다.
노현희의 다양한 캐릭터는 연극무대에서도 빛을 발한다.
얼마전까지 신파극 `며느리설움'으로 전국적인 열풍을 몰았던 그녀는 오는 7월부터 록뮤지컬 형식의 세태풍자극 `오마이갓'을 위해 대학로에서 한달간 연기품을 판다. 여기서 노현희는 무용과 출신답게 멋진 춤과 함께 농익은 연기력을 과시한다는 욕심이다.
노현희는 `세친구'까지 세 편의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중이지만 "저마다 분명한 색깔을 갖고 있어 오히려 스릴을 만끽한다"며 자신감에 넘쳐있는 모습이다.
[강일홍 기자 e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