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고종수 대표제의 진의는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3시 48분
"어! 고종수가 없네."
지난 12일 대한축구협회는 수원 삼성에 공문을 보내 고종수가 한@일전(26일) 국가대표팀에서 뛰게 되니 2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벌어지는 아시안클럽 4강전에 보내지 말라고 했다. 이에 놀란 수원의 허영호 단장은 다음날 조중연 축구협회 전무를 만나 고종수가 1경기를 치르고 22일 귀국하는 조건으로 합의봤다.
그러나 막상 협회는 17일 발표한 국가대표팀에서 고종수를 제외했다. 아시안클럽챔피언십에 출전하는 고종수를 소속팀에 충실하라는 뜻에서 그랬다지만 이유가 석연치 않다.
고종수를 대표팀에 두기 위해 협회와 허정무 감독이 그동안 보여준 행동을 보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더구나 수원 허영호 단장이 아시안클럽대회의 비중을 설명하는 등 통사정을 해도 귀담아 듣지 않던 협회였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제 협회는 고종수를 선발하지 않은 이유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비록 협회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선수운영에 혼란을 겪었던 소속 구단과 불쾌한 입장이 된 고종수에게도 진실을 설명해야 한다. 협회가 뽑고 안뽑고는 `우리 마음'이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사태를 보면서 나카타가 한@일전 전날인 25일 로마에서 서울로 온다는 소식과 스페인에서 활약중인 조 쇼지가 당당하게 불참의사를 밝히는 일본대표팀의 모습이 비교되는 것은 왜 일까.
[이기철 기자 leek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