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 KBS `바보같은 사랑'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14시 25분
`가난해도 사랑은 있다！'
24일 시작되는 KBS 2TV 미니시리즈 `바보같은 사랑'은 가난한 사람들의 사랑얘기다.
주인공인 이재룡은 봉제공장 재단사, 배종옥은 미싱보조사다.
지난주 첫 공개된 촬영지는 서울 청담동의 로데오거리. 대표적인 `서울 부자동네'의 한복판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얘기를 찍는다는 게 아이러니컬하다.
하지만 진짜 촬영장소는 한복가게 뒤편의 허름한 주차장 입구. 지하로 통하는 어두컴컴한 복도는 화려한 건물 앞면과는 정반대다.
공장에서 일하는 동거녀 배종옥과 김영호가 공장입구에서 한바탕 `입씨름'을 하는 신.
"왜 그 여자를 찾느냐구, 그럼 나는 뭐야！"
옛여인을 못잊는 김영호를 향해 외치는 배종옥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주차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바보같은 사랑'은 `언어조탁의 마술사'로 불리는 노희경작가와 `실험적 연출의 기수'로 통하는 표민수PD가 `거짓말'이후 2년여만에 다시 손을 잡은 미니시리즈.
89년 상영됐던 영화 `우묵배미 사랑'을 원안으로 하고 있다.
이재룡-방은진이 부부, 배종옥-김영호는 동거상태. 그런데 이재룡-배종옥이 한 공장에서 일하면서 사랑이 싹튼다.
이재룡이 뺀질뺀질한 바람둥이로 등장하고, 배종옥은 뒤늦게 찾아온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작가 PD 주요 연기자 4명까지 모두 64~65년 생의 386세대로 실제 친구같은 사이. 드라마의 축인 `불륜'을 어떻게 현실속에서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이지만 `사랑보단 더 한 가치는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KBS 미니시리즈는 MBC TV `허준'의 높은 인기탓에 연거푸 `시청률 쓴잔'을 들이키고 있다. 그런만큼 `바보같은 사랑'은 중장년 층을 타깃으로 `눈물샘 터트리기 작전'을 승부수로 띄워 마니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유현 기자 you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