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부활한 '팔색조' 조계현
기사입력 2000년 04월 17일 00시 55분
모두가 `한물갔다'고 평가했지만 자신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를 악문 세월이 있었고 결국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두산 `팔색조' 조계현(36)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조계현은 16일 잠실 SK전서 트레이드마크인 팔색 변화구를 맘껏 뿌렸다. 타자의 심중을 읽는 노련함과 배짱이 어우러진 멋진 투구. 7@이닝 동안 6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 전날까지 2경기서 방어율 1.29(14이닝 2실점)의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으나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98년 8월14일 삼성 시절 마산 롯데전 이후 1년8개월2일만의 승리.
조계현에게 이날 승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잘나가던 해태를 등지고 97년말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고난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컨디션 저하로 무승 3패. 삼성은 그를 전력에서 제외시켰다. 급기야 조계현은 해태 시절 투수코치였던 두산 김인식 감독에게 읍소, 99년 1억800만원의 연봉에서 올해 절반인 5400만원을 받고 `백의종군'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는데.
▲감격스러울 따름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컨트롤이 됐다. 초반과 중반에 투구패턴을 달리하며 페이스조절을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코칭스태프가 믿고 맡겨주니 자신감이 생긴다. 몸이 유연해졌고 릴리스포인트를 길게 가져 나가 볼끝이 좋아진 것 같다.
－올시즌 목표는.
▲유니폼을 벗을 위기에서 다시 선수생활을 하는 내가 무슨 목표가 있겠는가. 순간순간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