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투표' 신빙성 얼마나 될까?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5시 14분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에서 쉴새없이 벌어지는 네티즌 설문 조사. 과연 인터넷 투표라는 것이 얼마나 신빙성을 가지고 있을까?
이런 점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사안으로는 4．13총선이 있다. 인터넷 각 사이트가 네티즌들을 상대로 실시한 `투표 의향'과 실제의 투표율을 비교해 봤다.
투표율 57.2%와 가장 비슷한 값을 얻어낸 사이트는 드림라인(58%)과 채널아이(55%), 인텔리서치(59.4%) 등 3개. 반면 일부 사이트에서는 30%가 나오는가 하면 70%를 넘기도 했다.
인텔리서치에 따르면 40세 이상은 66.6%가 투표 참가 의사를 밝힌 반면 20∼24세는 55.4%에 불과해, 연령이 낮아질수록 투표 의향은 낮았다. 그러나 실제 투표율과 맞고 틀리고는 연령층보다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항목이 명확해야 한다. `투표를 하겠다, 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항목을 제시한 사이트는 실제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대신 `13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겠다'같은 애매모호한 항목은 어디에 포함시켜야 할지 의문이었다.
물론 투표권이 없는 10대까지 인터넷 투표에 참가한 것도 혼란을 일으켰던 원인이다. 예를 들어 유니텔은 가장 많은 네티즌(3만8110명)이 투표에 참가했지만 참가 의사가 고작 30.5%에 머무르고 `관심없다'가 무려 32.9%에 달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투표권 없음'을 포함시킨 드림라인은 58%의 정확한 결과를 얻어냈다.
또 선거 기간보다 무려 3주일전부터 설문조사를 한 것도 실제 상황과 거리를 만든 이유.
매주마다 인터넷 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닥스클럽의 이기수씨는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참가를 이끌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만이 실제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고 말한다.
당초 인터넷 주사용자의 연령층이 10∼30대로 낮아서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일부 깼다고도, 혹은 반대로 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인터넷 이용인구가 1300만명을 넘어선 시점에서 인터넷 투표도 하나의 척도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동희 기자 canc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