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여성3인조 프로게이머팀 창단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5시 14분
`그들만의 리그'를 고집하는 금남(禁男)의 게임단 탄생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최근 인츠닷컴, 드림 디스커버리(위닝스), IE플라자 등 여성 프로게이머로만 구성된 게임단 창단이 늘고 있는 것.여성 프로게이머 1인으로 움직이는 게임단이 있는가 하면 기존의 프로게임단과 마찬가지로 여러명의 선수를 확보해 집단체제로 운영하는 게임단도 있다. 그들만의 세계를 살짝 엿보자. [편집자주]
"연예인이 아니라고요."
빨강머리, 노랑머리 현란한 사이버 복장 등 얼핏 보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여성 3인조 그룹을 보는 듯한 기분이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무시무시한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자랑하는 게임 고수들.
바로 지난달말 국내 최초로 3명의 여성 프로게이머를 발탁, 창단한 인터넷 카페 IE플라자팀 소속의 스타크 여제들이다.
올초 열린 `스타크래프트 마스터즈 2000'대회 여성부 1위를 차지한 현역 최고 여걸인 이지은(21·프로토스)을 비롯 배틀탑 2월 여성부 결선 1위자인 김인경(24·저그), 그리고 신예 한희나(18·프로토스)가 소속팀원.
스타크를 잘하는 여성은 얼굴도 예쁘다는 항간의 `속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평균신장 170㎝의 늘씬한 키와 시선을 끄는 미모가 공통점이다. 이들의 주특기는 못난 남성 기죽이기.
배틀넷에서 두들겨 맞은 뒤 "너 치트키(속임수) 썼지？" 식으로 억지를 부리는 못난 남성들에게 "여자한테 지고 나서 무슨 실례？"란 통쾌한 답변으로 자존심을 꺾어 놓기 때문이다.
얼굴을 못보니 여자란 사실도 모르는데다가 설마 여자가 그렇게 야멸차게 공격하겠냐는 `편협한 생각'에 막말을 하다간 큰코를 다친다.
이미 `얼굴'이 알려진 이지은은 이런 경우 아예 "내가 바로 프로게이머 이지은"이라고 밝혀 버린다.
몇몇 마니아들은 이 소리를 들으면 언제 욕을 했냐는 식으로 "팬이다. 함께 게임을 해 영광"이라고 반색한단다.
세 여전사 모두 1년남짓 밖에 안된 스타크 경력이지만 가르쳐준 남자 친구들을 `꺾어 버린' 이색 경력의 소유자.
팀내 큰언니인 김인경은 남자친구를 꺾어버린 건 둘째치고 이후 데이트는 뒤로하고 스타크에 매달린 바람에 남자친구와 이별까지 한 독한 스타크 광이다.
그런 만큼 현재 활동중인 인터넷 게임리그(KIGL) 하계시즌에서의 실력도 출중하다. 시즌 2주째를 맞은 IE플라자팀의 전적은 2승 무패. 팀의 막내 한희나는 "6월에 끝나는 이번 시즌까지 무패행진을 계속할 작정"이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대표적인 여성프로게임단과 프로게이머
-인츠닷컴-
춘계 KIGL대회 여성부 챔피언 장미 김혜섭(20)이 소속된 구단. 1인 팀으로 앞으로 소속 프로게이머 수를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장미는 어딜가도 눈길을 끄는 외모 때문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여자 쌈장. 특히 몇안되는 테란 유저로 큰 대회에 강한 면모가 있다. 이번 시즌 우승도 시즌 내내 중위권을 맴돌다 거둔 결과다.
-드림 디스커버리-
지난주초 탄생한 여성프로게임단. 위닝스(WININGS)란 애칭을 가지고 PKO리그에서 활동중이다.
대표적인 소속팀원은 PKO 여성최강전 2위, KBK 여성 개인 16강, SBS배 PKO 32강 등의 경력을 자랑하는 백전여장 레나(LenA) 이지혜(21·프로토스).
이지혜는 스타크 뿐만 아나리 철권, DDR, 킹덤 언더 파이어 등 못하는 게임이 없는 전천후 프로게이머다.
[임태주 기자 spark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