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8연승 '무적행진'
기사입력 2000년 04월 16일 12시 25분
삼성이 너무 잘 나간다.
SK와의 시즌 개막전 패배 이후 15일 대구 해태전까지 8연승. 지난 90년 이후 10년만의 8연승이다. 초반 상승세의 고비였던 LG와 현대를 잇따라 꺾었고, 이번주엔 SK(인천), 한화(대구)와 만난다. 연승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삼성의 오름세는 예견된 것이었지만 이렇게까지 가파를 줄은 누구도 점치지 못했다. 벌써부터 역대 한시즌 최다 승률로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85년의 승률(0.706)을 갱신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흘러나온다.
삼성은 당초 선발마운드와 기동력 부족으로 선두권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독주는 힘들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영 딴판이다.
맹장수술과 무릎수술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김상진 이강철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선발진의 기세는 8개구단중 으뜸이다. 팀방어율이 15일 현재 2.41. 2위는 두산(3.77).
박동희와 신인 이용훈의 분발이 큰 힘이다. 박동희는 제2전성기를 방불케하는 노련한 피칭이 살아나 2연승을 달리고 있고, 이용훈은 두둑한 배짱과 빼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당당히 제5선발의 입지를 굳혔다. 여기에 재활훈련을 끝낸 최창양까지 기대 이상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방망이에선 김동수 김한수 스미스를 제외하고 이승엽 등 주전들이 모두 3할대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막강하다. 김기태가 왼쪽무릎 골절상을 입었지만 전력누수는 전혀 없다. 그 자리를 대신 메우고 있는 김종훈이 공수에서 펄펄 날며 김기태와의 자리싸움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올해만큼은 다르다"는 김용희 감독의 자신감이 예사롭지 않은 삼성의 상승세.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분명 최강의 전력을 이룬 것만은 틀림없다.
[대구＝권정식 기자 js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