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뛸 기회가 없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13시 44분
`뛸 기회가 없다.' 역대 최연소 마무리인 SK 이승호(19)의 가장 큰 고민이다. 마무리투수는 팀이 리드하거나 최소한 동점인 상황에서 투입된다. 이승호는 12일 광주 해태전서도 착잡한 마음으로 벤치를 지켰다. 이날 SK는 1－0으로 앞선 3회말 실책과 장단 4안타를 얻어맞고 대거 7실점, 1대11로 패했다. SK는 지난 9일 인천 한화전이후 3연패. 이승호는 8회말 워밍업 차원에서 등판, 해태 4번 대타 이호준을 공 4개로 삼진시켰다.
이승호는 올시즌 SK의 자랑이자 희망이다. `이승호＝승리'라는 방정식도 무리가 아니다. 지난 5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 세이브. 8일 한화와의 인천 홈개막전에서 5－2로 앞선 7회말 1사만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동안 8탈삼진 1실점으로 2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특히 이날 아웃카운트를 몽땅 삼진으로 잡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12일 현재 3경기서 2세이브, 방어율 1.93(4⅔이닝 1자책), 11탈삼진, 3피안타. SK가 올린 2승(5패)뒤엔 어김없이 이승호가 마운드를 지켰다. 최고시속 148㎞의 빠른 공과 시원스럽게 뿌리는 피칭폼. 입이 빠짝 빠짝 마르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믿음직한 마무리. 당초 19살 고졸 새내기에게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기며 고민했던 코칭스태프는 `막내'가 너무 고맙다.
하지만 허약한 중심타선과 잦은 실책으로 패를 거듭하는 SK. 이승호의 멋진 투구를 감상할 기회마저 잃고 있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