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대게 내장 비빔밥 별미 맛집'강구항'
기사입력 2000년 04월 13일 13시 43분
바야흐로 게철이다.
토실토실하게 꽉 들어찬 게의 속살이 담백 고소하다면 그 삶은 국물 맛은 짭짤한 게 뒷맛이 개운하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 길건너편 골목에 있는 `강구항'(사장 심상규．02－518－6081)에 들어서면 경북 영덕에서 주 2회 직송해온 영덕대게를 만날 수 있다.
강구항이 고향인 심사장은 영덕대게 중에서 상품으로 꼽히는 `박달게'를 매주 500마리씩 물온도 5∼7도를 유지하면서 직송해온다.
영덕대게는 6월부터 10월까지는 금어기로 11월부터 5월까지가 제철.
30분 정도 스팀기로 찐뒤 10분 정도 뜸을 들여 내오는 대게는 쫀득쫀득한 맛을 내는데 칼슘, 인,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노약자나 환자에게 인기지만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길이 80㎝, 무게 1㎏짜리 대게 한마리가 12만원인데 5∼6명이 족히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강구항에서는 대게말고도 뱃사람들이 출어전 해장국으로 먹는 고등어탕을 맛볼 수 있다.
고등어를 삶아 곱게 으깬뒤 고사리, 대파, 시래기, 토란대 등을 넣고 토속된장을 풀어 펄펄 끓는 뚝배기에 내온다.
자칫 고등어의 비릿함은 온데간데 없고 시원하기가 그지없다.
청어나 꽁치를 겨우내 얼려말린 과메기, 가자미 말린 것도 술안주가 되지만 특히 도다리회와 고추장을 비빈뒤 배갈은 즙을 넣고 물에 말아먹는 물회는 담백하고 얼큰해 식욕을 돋워주는 메뉴로 꼽힌다.
도루묵조림, 갈치조림 등은 밥반찬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삶아내온 영덕대게 내장에 밥을 비벼먹는 맛은 이 집만의 별미식이다.
한일어업협정으로 대게의 공급이 뚝 떨어지자 요즘엔 일부 업소에서 러시아산 대게를 수입해다 쓰고 있는데 맛으로 친다면 영덕대게를 따라오기가 한참 멀었다는 게 식도락가들의 품평이다.
[김동철 기자 you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