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박하사탕' 비디오 출시
기사입력 2000년 04월 12일 14시 48분
`초록 물고기'에 이은 이창동 감독의 걸작 `박하사탕'(시네마트)이 12일 비디오로 출시됐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보기 드물게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의 데뷔작 `초록 물고기'는 서울에서 17만명 관객을 동원해 제작자에겐 약간의 금전적인 손해가 있었지만 `선전'했다는 중론이었는데, `박하사탕'은 영화가의 예상을 깨고 서울관객 30만명을 돌파하며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연출가의 목적이 분명한 `작가주의 영화'이면서도, 결코 이를 난해하게 풀지 않아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박하사탕'은 일단 형식면에서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시계바늘을 역으로 돌리기'란 독창적인 형식이 영화의 주제와 유기적 결합을 하고 있다는 데 이 작품의 우수성이 있다.
남자주인공의 자살로 시작해, 죽기 사흘전 모습이 이어지고, 역순으로 흘러가던 시간은 그의 대학시절로 끝을 맺는다. 20년에 걸친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면서, 그속에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거꾸로 보여주고 있는 것인데, 이는 `순수를 찾아가는 시간여행'이다.
이처럼 `박하사탕'은 `시간의 영화'이지만 `역사'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설가 출신인 이창동 감독의 인간에 대한 성찰이 탁월하다. 다원적인 캐릭터를 소화해낸 설경구의 연기도 뛰어나다.
[안영준 기자 ju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