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외국선수 선발기준 정답은 무엇인가
기사입력 2000년 04월 12일 14시 21분
개선인가, 개악인가.
한국농구연맹(KBL)은 11일 10개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이사회를 거쳐 "두 외국인 수입선수의 신장 합계가 3m98.78을 넘지않는 선에서 장단신 구분을 없애고 최고 신장을 2m8.28로 1인치 늘렸다"고 발표했다.
프로 출범 5시즌만에 외국인선수 선발 기준이 수정됐지만 최고 신장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지난 4일 감독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에선 2m5를 상한선으로 장단신 구분을 없애자는 사안이 검토됐다. 이사회에선 만약 한팀에서 1m99짜리 2명을 뽑을 경우 1m95∼2m대의 토종 선수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래서 상한선을 높여 대형 센터가 절실한 팀이 2m8짜리와 1m90을 뽑도록 하자는 것. 파워포워드급의 국내 선수들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KBL 이재민 기획팀장은 "NBA처럼 골밑 공격 때 5초 바이얼레이션을 만들고 외국인선수를 특정 쿼터에 1명만 뛰도록 하는 등 룰을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
삼성 문경은은 "용병들과 부딪치며 기량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젠 외국인선수를 1명씩만 뛰도록 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소연한다.
기고만장한 용병들의 콧대를 낮추고 토종 센터진의 출전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것. 현역 프로 최장신인 SK 서장훈(2m7)도 같은 키의 용병에 비해선 분명 몸싸움에서 뒤진다.
KBL은 제도 개선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했다지만 정작 선수들은 낄 자리가 없다. 30등안에 들지 못하는 국내 선수들은 어쨌든 들러리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구단들이 당장의 이해득실 때문에 큰 숲을 외면하는 건 아닐까.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