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동현 '홀로서기 성공'
기사입력 2000년 04월 12일 12시 02분
프로농구의 쌍둥이 형제 조상현(24．1m89)과 조동현(24．1m88).
5분 간격으로 태어난 이들은 서대전초등－대전중－대전고－연세대까지 23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드래프트에서 형 조상현은 전체 1순위로 나산(골드뱅크의 전신), 동생 조동현은 8순위로 대우(신세기의 전신)에 뽑혔다.
이때만 해도 조상현은 팀매각설이 나돌아 `실속없는 1순위'었다. 4개월 뒤 골드뱅크에서 나산을 인수해 어깨를 폈지만 팀이 하위권을 맴돌아 흥이 나질 않았다.
반면 조동현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끈끈한 수비와 저돌적인 공격으로 형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12월24일, 조상현은 현주엽과 트레이드 되면서 운명이 또 바뀌었다. 선두권의 SK로 옮긴 조상현은 시원한 장거리포와 번개 속공으로 신바람을 냈다.
경기마다 매치업 상대로 부딪친 이들은 신세기가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며 경쟁 관계를 끝냈다. 정규리그 성적은 조상현이 평균 17.2득점 2.2리바운드, 조동현은 10.5득점 2.8리바운드.
조동현은 형이 챔피언결정전을 하는 동안 목과 무릎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영동세브란스와 서울중앙병원을 드나들면서 `전경기 관전'을 했다.
조상현은 챔프전에서 우승하는 순간, 동생과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게 어색하면서도 아쉬웠다.
그러나 프로 첫해 팀공헌도에서 조상현은 황성인과 함께 공동 2인자로, 조동현 역시 우지원에 이어 당당히 `넘버 2' 자리를 꿰찼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쌍둥이 형제의 운명은 성공적인 `홀로서기'로 제1막을 마감한 셈이다.
[김미연 기자 ibi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