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홍경인 컴퓨터 독학 계기
기사입력 2000년 04월 11일 14시 51분
디지털과 인터넷, 그리고 벤처 열풍이 사회를 휩쓸고 있다. 벤처가 못되면 벤치에라도 앉아야한다는 말이 있는가하면,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고 있는 게 벤처란 역설적인 말까지 나돌 정도.
이런 흐름에 연예계도 예외일 수 없다. 몇몇 인터넷 회사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인터넷을 잘 할 것같은 연예인을 뽑기도 했고, 자사의 광고에 조금은 디지털스러운 연기자들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를 내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연예인들이 전유성, 강남길처럼 컴퓨터를 잘 할 수는 없는 법. 요즘 뜨고 있는 MBC미니시리즈에서 해킹도 자유롭게 자행하는 H군. 극중에선 대기업의 메인컴퓨터를 헤집고 다니는 H군이지만 실제 인터넷 실력은 그 정도까지 안된다.
H군의 컴퓨터 실력이 부풀려진 것은 `채널 식스나인'이란 영화에 신현준과 함께 출연하면서부터. 이 영화에서 H군은 이동 무선방송국을 만들어 해적방송을 하는 인물이었다. H군은 그 당시 모 컴퓨터회사로부터 기증받은 노트북 컴퓨터를 가보처럼 애지중지 해왔다.
물론 H군은 영화속의 이미지 때문에 동료들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 "H야, 내가 지금 컴퓨터를 켰는데, 소리가 안나. 어떻게 해야 돼?"
이처럼 어려운 상담을 받고, H군은 컴퓨터 공부를 시작했고, `채널 식스나인' 수준은 못돼도 `소리 안나는 문제' 정도는 전화로 가르쳐줄 실력이 됐다.
최근엔 가요계의 실력자인 P사장이 인터넷 회사와 제휴를 맺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그는 회사를 차린 후, 사무실을 둘러보다가 얼굴표정이 어두워졌다고 한다.
일하라고, 비싼 컴퓨터 사서, 사무실 차려줬더니, 맨날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헤드폰 쓰고 앉아 노는 것처럼 보인 것. 이런 모습들이 영 마음에 안들었던 P사장은 "야, 니들 인터넷 하랬더니, 맨날 컴퓨터 앞에서 게임만 할래?"라고 했다. 그 뒤 P사장의 사무실에선 `인터넷으로 게임'하는 직원들이 늘어났다고.
P사장의 컴퓨터 실력은 잘 모르겠으나, 과감한 투자로 정평이 난 그의 이번 투자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다.
결론은 연예계에서도 인터넷을 모르면, 뒤떨어지기 마련. 왜냐구? 인터넷 방송이 생기니까?
(`넘버 3'란 영화에 나오는 어느 깡패처럼 아직도 인터폴, 인터폰, 인터넷을 구별 못하는 사람이 있나요? 더 늦기 전에 인터넷을 배웁시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