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특파원수첩] 찬호 '최초의 사나이'
기사입력 2000년 04월 11일 13시 45분
박찬호(27．LA 다저스)에게는 늘 `한국인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하는 최초의 선수이니 당연하다. 1승이면 1승, 1패면 1패, 투수이면서도 첫 안타, 첫 타점, 심지어는 퇴장과 징계까지도 늘 `한국인 최초'다.
그런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최초를 장식하게 됐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서는 박찬호는 새로 지은 `퍼시픽벨파크'의 마운드에 오르는 최초의 원정팀 투수가 된다. 미항(美港) 샌프란시스코만에 접한 이 구장은 총 3억1900만달러를 들여 지었다. 펜스를 넘기면 금방 샌프란시스코만으로 이어지는 차이나베이신의 물줄기가 기다리고 있다. 바다에 직접 떨어지는 홈런이 나올 경우 500달러씩의 기부금이 주어진다. 관중석은 거의 운동장까지 내려와 파울 지역이 거의 없기 때문에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이 구장에는 벌써부터 `빅 폰'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름다운 도시의 새로운 구장으로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퍼시픽벨파크'라는 이름은 대형 전화 회사 퍼시픽벨사의 이름을 땄다. 이름값으로 5100만달러라는 투자를 했으니 팬들의 불평이 통할 리 없다.
이미 빅폰 파크에 등판하는 최초의 원정팀 투수라는 기록은 세운셈이니 이왕이면 이 구장에서 최초로 승리하는 원정팀 투수도 박찬호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캘리포니아주)＝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