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극' 대표작 두편 한국무대
기사입력 2000년 04월 10일 14시 04분
신체극이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표현수단인 몸의 기능을 극대화한 연극이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점에서 `난타'와 비슷하고, 동작과 표정, 아크로바틱한 안무를 활용하는 것은 마임내지 현대무용을 연상시키지만 연극적 드라마를 기본으로 한다는 차별성이 있다.
가장 오래되고 원초적인 장르이면서도 언어장벽때문에 국제적인 교류가 힘들었던 연극계의 어려움을 `역으로' 해소한데다, 장르간 퓨전을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어 유럽에서 일대 붐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영국의 퍼펫추얼 모션 극단이 `원 디 아더', 프랑스 필립 장띠 극단이 `미궁'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19일부터 22일까지 공연되는 러시아 극단 데레보의 `원스…'는 98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던 작품. 한적한 바닷가 카페를 배경으로 젊은 웨이트레스와 그녀를 사랑하는 늙은 청소부, 그리고 카페 단골 신사의 3각관계가 축이다. 채플린의 영화처럼 애잔하고 코믹하게, 또 달리의 그림처럼 초현실적으로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그리고 있다. 잘 훈련된 배우들이 보여주는 노련한 팀웍은 압권. 한참 웃다보면 진한 페이소스가 남는다.
미셀 르미유 빅토르 필론 크리에이션의 `오르페오'는 4차원 연극이라는 꼬리표에서 알 수 있듯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무대의 한계를 극복한 작품이다. 4차원을 넘나드는 시각적 특수효과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죽음을 통해서만 가능한 절대적 사랑을 담은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첨단 메커니즘을 이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미국과 유럽공연에서 `인간의 상상력과 첨단 테크놀러지의 결합'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25일부터 28일까지.
(02)2005-0114
[김형중 기자 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