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홈개막전의 시구
기사입력 2000년 04월 10일 13시 48분
올시즌 프로야구는 새천년의 출발에 어울리게 개막전 행사도 다양하고 풍성했다. 지난 5일 막을 올린 프로야구는 9일로 8개구단이 모두 다채로운 홈구장 개막전 행사를 마무리지었다. 올해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장관, 시장(부산 안상영, 수원 심재덕), 구단주(SK 손길승), 탤런트(전광렬 이나영) 등 각계각층의 시구자들이다.
주니치에서 은퇴한후 한국야구위원회 홍보위원으로 위촉된 선동열(37)은 5일 메인 개막전인 대전 한화－현대전에서는 타자로 나서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이 던진 볼을 휘두른데 이어, 8일 광주 개막전인 해태－롯데전에서는 시구자로 나서 고향팬들에게 은퇴의 인사를 대신했다. 개막전에서 한 사람이 시타와 시구를 연이어 한 것은 선동열이 처음인 셈이다.
또 개그맨 이휘재는 5일 잠실 두산－해태전에서 한복판 스트라이크를 꽂는 시구를 했고, 8일 현대의 수원 개막전에서는 사회를 맡는 등 시구와 사회의 개막전 2관왕 진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에서 시구(始球)의 시초는 물론 미국에서다. 세네터즈가 수도 워싱턴을 본거지로 하고 있을때 시즌 개막전에는 대통령이 시구를 하는 것이 관습이었다. 이는 야구광인 제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이 1910년 4월14일 내셔널파크에서 벌어진 워싱턴 세네터즈와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의 개막경기에서 제 1구를 던진 것이 시작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시구는 58년 10월21일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팀과 한국대표팀인 전서울군과의 친선경기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볼을 던진 것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백네트뒤 본부석에서 그라운드의 김영조 한국팀포수에게 볼을 던졌으며, 이 경기는 한국이 선전끝에 0대3으로 패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대통령의 개막전 시구는 모두 두차례다. 원년인 82년 3월27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MBC와 삼성전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시구를 했고, 95년 4월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삼성전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야구 명문 경남고 출신답게 의욕적으로 시구를 했다.
그러나 프로야구도 19년의 연륜을 쌓으면서 개막전 시구자도 정치인에서부터 연예인 장애인 일반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해 왔다. 시구자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부국장 joyg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