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싱, 마스터스 우승
기사입력 2000년 04월 10일 12시 16분
핀 오른쪽 5m거리에서 한 `챔피언스 퍼팅'이 컵으로 떨어지자 갤러리들이 일제히 환호를 했고 퍼터를 들어 답례한 `피지의 영웅' 비제이 싱(37)은 공을 꺼내 키스를 했다.
10일 오전(미국) 벌어진 새천년 첫 남자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대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싱의 마지막라운드 스코어는 3언더파. 파를 한 홀이 절반 밖에 안될 정도로 오르락 내리락했지만 아무도 비제이 싱을 뛰어넘진 못했다.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우승상금은 82만8000달러. 출전선수중 유일한 두자리수 언더파다.
마지막홀 버디까지 공격적인 플레이로 일관한 싱에게 오거스타의 신은 그린 재킷을 선물로 주었다. 미국진출이후 7번 도전만에 첫 마스터스 우승.
싱은 3번홀서 보기를 범해 2번홀서 버디를 잡은 듀발에 1타차의 추격을 받았다. 싱은 듀발과 똑같이 6,8,9번홀서 버디를 낚아 추격을 교묘히 빠져나갔다. 이들의 승부가 갈라진건 10번홀로 듀발이 파퍼팅을 놓쳐 보기를 범한 것.
그러나 오거스타 신의 마지막 심술은 싱을 그냥 두진 않았다. 아멘코너 첫홀인 11번홀. 싱의 세컨샷은 그린 왼쪽 연못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러나 싱은 4타째를 컵 에 바짝 붙여 보기로 막았고 오히려 13번 파5홀서는 과감하게 2온, 버디를 잡았다.
2위(7언더파)에 오른 어니 엘스(남아공)의 추격이 이때부터 시작됐지만 싱은 마지막 파5홀인 15번홀에서도 안전한 3온작전 대신 과감한 2온작전으로 나서 5m거리를 2퍼팅, 버디를 추가해 승부의 대세를 결정지었다.
세계랭킹 2위로 전날까지 2위였던 듀발은 13번홀서 세컨샷이 레이스 크릭(개울)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 합계 6언더파로 로렌 로버츠(미국)와 함께 공동 3위를 했고 세계랭킹 1위인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4언더파로 5위에 랭크됐다.
[이사부 기자 gol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