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감독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작품 구상중'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4시 36분
할리우드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이명세 감독이 최근 일시 귀국, "리들리 스코트 등 미국영화인들과 상의해 현지 연출활동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감독은 미국의 유명 영화인들로부터 잇따라 할리우드 진출 제의를 받아왔다. `양들의 침묵'의 조나단 드미 감독이 이감독의 차기작 프로듀서를 맡겠다는 제의를 해오는 등 상당한 성과가 있었던 것.
한달 예정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는 이감독은 내달 3일엔 `에이리언' `델마와 루이스'의 리들리 스코트 감독과 미팅일정이 잡혀 있다고 밝혔다.
이감독이 조나단 드미, 리들리 스코트 등 감독 출신 제작자들과 집중적으로 만나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감독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할리우드에서 고수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심정적으로 연출가를 이해해줄 수 있는, 감독출신 제작자가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
지난 1월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이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후, 뉴욕타임스 버라이어티 무비라인 등 유력지에선 연달아 이감독 작품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다. 뉴욕 타임스에선 `마이클 베이를 의자에 묶어놓고 이감독의 영화를 반복해서 보게 해야 한다'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 마이클 베이는 `나쁜 녀석들' `더 록' `아마겟돈'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의 스타감독. 이 기사는 이감독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이 할리우드에서도 연구대상이 될 것임을 입증하는 예.
이감독은 "이달말 미국에 가면 3개월 정도 머물면서 시나리오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라면서 "기존에 준비해왔던 군대 소재 영화는 일단 보류상태이며, 다른 아이템으로 시나리오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안영준 기자 ju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