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 기자 '쫑파티 해외여행 누굴 위한 잔치?'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4시 24분
MBC TV 일일극 `날마다 행복해'가 종영을 앞두고 출연자들간에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오는 20일 종영을 기념해 4박5일의 일정으로 호주여행을 다녀오기로 한 게 문제의 발단.
박원숙 박근형 등 중견 연기자들이 최근 급작스럽게 주도해 추진되고 있는 이번 여행은 고정으로 출연중인 탤런트 20여명 전원에 대해 참가를 종용,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젊은' 탤런트들은 이번 여행이 별로 내키지 않는데다 이미 잡혀 있는 스케줄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실정.
한 젊은 연기자는 "여행도 마음에 맞는 사람과 편하게 갔다와야 재미 있는 것 아니냐"며 "사정이 있어 여행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도 선배님들한테 혼날까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200여만원에 이르는 이번 호주여행의 회비도 문제.
회당 100만원을 넘는 출연료를 받는 주연급 탤런트라면야 별로 큰 돈이 아닐지 모르지만 파우처가 그들의 절반도 안되는 조연급들에게 있어서는 커다란 부담이라고 불만이 가득하다.
더욱이 작년 10월부터 회식비 명목으로 매주 2만원씩 걷은 돈 중 현재까지 쓰고 남은 액수가 개인별로 따지면 70여만원에 달하지만 이 역시 여행경비로 충당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된 상황이어서 `불참자'의 속은 쓰리다 못해 아리다는 얘기다.
물론 지난 7개월간 동고동락하며 쌓은 정을 함께 나누겠다는 것을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휴일없는 일정에 쫓겼으니 여행을 통해 풀고 싶은 심정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날마다 행복해'를 보며 애환을 달래온 이 땅의 서민들이 출연진들의 호화스러운 이번 해외여행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대목이다.
[김호영 기자 h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