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손주가 연예인 되겠다면 허락'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3시 45분
-무척 건강해 보이십니다. 저희같은 젊은 사람들도 바쁜 스케줄에 몇 달 쫓기다 보면 금방 피로를 느끼게 되는데요. 최근엔 유럽 순방을 다녀오셨고, 취임 이후 지난 2년간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쉴 새 없이 일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특별한 건강법이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틈나는 대로 가벼운 체조와 수영을 하지요. 음식도 가리지 않는 편이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긴장하며 최선을 다하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조성모, 채림에게)여러분은 무엇보다 잘 먹고 틈틈이 부족한 잠을 보충하도록 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정받고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힘들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세요.
－정치인으로서 국내외를 많이 다니셨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였습니까.
▲세계를 다녀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수려한 경치는 어디에 비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저에게는 남제주의 운치있는 바닷가 경치가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또 강릉의 바닷가와 고가(古家)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제가 섬 출신이라서 그런지 바닷가에 가면 마음이 탁 트이는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외국에서는 중국 서안의 고적과 유물들이 중국의 대륙적 기질과 역사를 느끼게 해주었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잔잔한 시 외곽 경치들, 그리고 영국의 스코틀랜드도 느낌이 있는 곳으로 추천하고 싶군요.
－16대 총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 젊은 세대에게 선거와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보다도 투표에 꼭 참가해달라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 위에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국민이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올바로 행사해야 나라일이 바로 서고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투표를 해야 나라가 젊어지고 정치도 새롭게 바꿀 수 있어요. 투표하지 않으면 그만큼 자신의 권리도 포기하는 겁니다.
우리 N세대들은 자기 주장도 분명한 세대입니다. 선거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주장에 더 공감하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이들이 높은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을 가지고 새천년의 첫 선거인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해 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합니다. 20대의 투표율이 제일 낮습니다.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우리 신세대답지 못한 일입니다. 이번에는 20대가 앞장서야 합니다.
특히 오늘 청와대를 방문해준 채림씨와 조성모씨 같은 신세대 스타들이 앞장서서 젊은이들의 투표참여 운동을 이끌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선거날, 놀러가더라도 꼭 투표하고 놀러가라고 해 주십시오.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산업' 육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는데요. 새천년 관광진흥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새삼 강조하지만, 관광산업은 우리가 노력만 한다면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는 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년동안 우리가 IMF로 어려움을 겪을때 관광산업은 외화획득에 톡톡히 효자역할을 했습니다. 98년과 99년에는 63억달러의 관광흑자를 올렸지요.
특히 올해에는 아셈(ASEM)회의가 서울에서 열리고 한국방문의 해인 내년에는 130여개국이 참가하는 세계관광기구 총회가 개최됩니다. 2002년에는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지요.
때문에 앞으로 3년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황금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년동안 외국인이 약 1700여만명쯤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고 세제와 금융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명소를 개발하고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놀거리 같은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편해 하는 언어, 화장실, 택시서비스 등 여러 여건들이 개선되어야 하겠지요.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안내전화 1330'을 설치했는데, 외국인들이 이런 것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많이 홍보해야 합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시는 걸로 압니다. 최근에 보신 작품과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어떤 작품인지요.
▲최근에 본 영화는 `쉬리'인데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서 봤어요.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형액션영화니 아무래도 큰 화면으로 봐야 진가를 더 잘 알 수 있을테니까요. `쉬리'를 보며 `이제 우리도 세계의 블록버스터들과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우리 영화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보여준 `쉬리'는 우리 자존심을 세워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전에 본 영화 중 `미션' `서편제' `비욘드랭군' 같은 영화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서편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실감케해준 영화였지요. 영화 내내 흐르던 판소리 가락은 아직도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 영화들이 소재도 다양해지고 수준도 높아지고 있어 정말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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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등 공연예술 분야가 침체돼 있습니다. 공연예술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최근 우리 공연예술이 해외에서도 크게 각광을 받는 등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관객이 적고 수지를 맞추기도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도 미흡한 것이 사실이구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화가 곧 국력이 되는 시대에 이래서는 안됩니다. 공연예술인들도 더 노력해야하겠고 우리 관객들도 우리 공연예술에 대해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면 합니다. 공연현장에 있는 예술인들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그 분들의 어려움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부는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창작활동에 걸림돌이 되어 온 공연법을 전면 개정했습니다. 또 금년에 106억원을 들여 작품제작을 지원하고 200석 미만의 공연장에 대한 문예진흥기금 면제나 공연장 임대운영을 통한 대관료 경감 같은 간접지원도 확대하고 있어요. 이밖에도 앞으로 우리 공연예술을 진흥시키기 위해 여러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공연예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개선해 나가려 노력중이니 지켜봐주십시오.
－관광홍보 CF에도 출연하셨는데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역할을 해 보고 싶으신지요.
▲글쎄요. 어떤 역이 어울릴까요.(채림과 조성모를 바라보며.)
젊었다면 `빠삐용'에서처럼 자유를 찾아 끝없이 도전하는 역할을 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시네마 천국'에서 소년에게 꿈을 심어주는 영화기사 알프레도 역이나 `미션'에서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순교한 가브리엘 신부 같은 역이 어떨까요.
그러나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영화도 그렇고 예술 분야의 일이 정말 힘든 일이지요. 저도 국가 홍보를 위한 CF를 찍을 때 NG를 여러번 냈는데요. 정말 쉽지 않더군요.
－일본 문화 완전개방을 앞두고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재주가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우리 솜씨는 알아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외형만으로는 한국이 세계3위 안에 들어가지요. 그러나 대부분 외국의 하청이지요. 재주는 많지만 우리 자본으로 우리 작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래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기획력과 창작력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문제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전문인력 양성과 인재 발굴을 위해 관련 대학에 지원하고 공모전 등 신진등용의 기회를 넓히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남북 출판 교류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출판은 한민족의 말과 글을 다루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교류가 이뤄지면 그 어느 분야보다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우선 정치색이 없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나 민속, 지리 등의 분야부터 교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측에서 민간 차원의 출판교류를 모색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정부는 이런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뒷받침을 해줄 생각입니다.
－`량현량하' `김사랑' 등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연예계에 조기진출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손주 등 자제분이 혹 연예인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연예계 진출에 연령제한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우려되는 면은 있습니다. TV에 나오는 어린이들의 연기, 춤, 노래 등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잘 할까' 감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다만 어릴 때부터 연예활동을 하다보면 폭넓은 교우관계를 갖지 못하거나 학교 생활에 소홀해질 수도 있어요. 그 점에 유의하면서 연예활동을 해나간다면 좋다고 봅니다.
영화배우 안성기씨도 아역배우 출신으로 훌륭한 연기자인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모범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채림씨도 아역 연기자로 출발한 것으로 아는데 이제는 최고의 스타가 된 걸로 봐서는 오히려 연예활동을 하는데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손주 중에 연예인을 희망하는 아이가 있다면 허락하겠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인 저보다는 부모들의 의견이 먼저겠지요.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게 하고 그 결과도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TV프로그램중 뭘 자주 보십니까. 최근에 본 드라마나 오락프로는 무엇인지요.
▲역시 뉴스를 가장 자주 보는 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드라마도 봅니다. 최근까지 대하 역사드라마 `왕과 비'를 봤고 요즘엔 `허 준'을 가끔 보고 있습니다. 오락프로도 가끔 보는데 아쉬운 것은 끝까지 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요즘 코미디프로에서는 정치인 풍자가 늘어나고 있지요. 제 말투를 흉내내는 분들도 여러분 있던데 가끔 나보다 더 잘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정치도 다른 어느 분야와 같이 국민들이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민주주의입니다. 여기있는 조성모군과 채림양도 TV를 통해 가끔 보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니 기쁘군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틈나는 대로 가벼운 체조와 수영을 하지요. 음식도 가리지 않는 편이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긴장하며 최선을 다하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조성모, 채림에게)여러분은 무엇보다 잘 먹고 틈틈이 부족한 잠을 보충하도록 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인정받고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힘들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세요.
－정치인으로서 국내외를 많이 다니셨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였습니까.
▲세계를 다녀보면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수려한 경치는 어디에 비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저에게는 남제주의 운치있는 바닷가 경치가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또 강릉의 바닷가와 고가(古家)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제가 섬 출신이라서 그런지 바닷가에 가면 마음이 탁 트이는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외국에서는 중국 서안의 고적과 유물들이 중국의 대륙적 기질과 역사를 느끼게 해주었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잔잔한 시 외곽 경치들, 그리고 영국의 스코틀랜드도 느낌이 있는 곳으로 추천하고 싶군요.
－16대 총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 젊은 세대에게 선거와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보다도 투표에 꼭 참가해달라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참여 위에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국민이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올바로 행사해야 나라일이 바로 서고 사회가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투표를 해야 나라가 젊어지고 정치도 새롭게 바꿀 수 있어요. 투표하지 않으면 그만큼 자신의 권리도 포기하는 겁니다.
우리 N세대들은 자기 주장도 분명한 세대입니다. 선거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주장에 더 공감하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이들이 높은 주인의식과 참여의식을 가지고 새천년의 첫 선거인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투표해 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합니다. 20대의 투표율이 제일 낮습니다.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우리 신세대답지 못한 일입니다. 이번에는 20대가 앞장서야 합니다.
특히 오늘 청와대를 방문해준 채림씨와 조성모씨 같은 신세대 스타들이 앞장서서 젊은이들의 투표참여 운동을 이끌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선거날, 놀러가더라도 꼭 투표하고 놀러가라고 해 주십시오.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산업' 육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는데요. 새천년 관광진흥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새삼 강조하지만, 관광산업은 우리가 노력만 한다면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는 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년동안 우리가 IMF로 어려움을 겪을때 관광산업은 외화획득에 톡톡히 효자역할을 했습니다. 98년과 99년에는 63억달러의 관광흑자를 올렸지요.
특히 올해에는 아셈(ASEM)회의가 서울에서 열리고 한국방문의 해인 내년에는 130여개국이 참가하는 세계관광기구 총회가 개최됩니다. 2002년에는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지요.
때문에 앞으로 3년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황금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년동안 외국인이 약 1700여만명쯤 우리나라를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정부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각종 규제를 없애고 세제와 금융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명소를 개발하고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놀거리 같은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편해 하는 언어, 화장실, 택시서비스 등 여러 여건들이 개선되어야 하겠지요.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안내전화 1330'을 설치했는데, 외국인들이 이런 것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많이 홍보해야 합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시는 걸로 압니다. 최근에 보신 작품과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어떤 작품인지요.
▲최근에 본 영화는 `쉬리'인데 비디오 테이프를 구해서 봤어요.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대형액션영화니 아무래도 큰 화면으로 봐야 진가를 더 잘 알 수 있을테니까요. `쉬리'를 보며 `이제 우리도 세계의 블록버스터들과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우리 영화의 상품성과 경쟁력을 보여준 `쉬리'는 우리 자존심을 세워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전에 본 영화 중 `미션' `서편제' `비욘드랭군' 같은 영화가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서편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실감케해준 영화였지요. 영화 내내 흐르던 판소리 가락은 아직도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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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 등 공연예술 분야가 침체돼 있습니다. 공연예술을 살릴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최근 우리 공연예술이 해외에서도 크게 각광을 받는 등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관객이 적고 수지를 맞추기도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도 미흡한 것이 사실이구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화가 곧 국력이 되는 시대에 이래서는 안됩니다. 공연예술인들도 더 노력해야하겠고 우리 관객들도 우리 공연예술에 대해 더 큰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면 합니다. 공연현장에 있는 예술인들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그 분들의 어려움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부는 공연예술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창작활동에 걸림돌이 되어 온 공연법을 전면 개정했습니다. 또 금년에 106억원을 들여 작품제작을 지원하고 200석 미만의 공연장에 대한 문예진흥기금 면제나 공연장 임대운영을 통한 대관료 경감 같은 간접지원도 확대하고 있어요. 이밖에도 앞으로 우리 공연예술을 진흥시키기 위해 여러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공연예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개선해 나가려 노력중이니 지켜봐주십시오.
－관광홍보 CF에도 출연하셨는데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역할을 해 보고 싶으신지요.
▲글쎄요. 어떤 역이 어울릴까요.(채림과 조성모를 바라보며.)
젊었다면 `빠삐용'에서처럼 자유를 찾아 끝없이 도전하는 역할을 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시네마 천국'에서 소년에게 꿈을 심어주는 영화기사 알프레도 역이나 `미션'에서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순교한 가브리엘 신부 같은 역이 어떨까요.
그러나 겉보기엔 화려해 보이지만 영화도 그렇고 예술 분야의 일이 정말 힘든 일이지요. 저도 국가 홍보를 위한 CF를 찍을 때 NG를 여러번 냈는데요. 정말 쉽지 않더군요.
－일본 문화 완전개방을 앞두고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재주가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우리 솜씨는 알아준다고 알고 있습니다. 외형만으로는 한국이 세계3위 안에 들어가지요. 그러나 대부분 외국의 하청이지요. 재주는 많지만 우리 자본으로 우리 작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래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기획력과 창작력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문제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전문인력 양성과 인재 발굴을 위해 관련 대학에 지원하고 공모전 등 신진등용의 기회를 넓히고 있습니다.
－민간에서 남북 출판 교류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실 계획은 없으신지요.
▲출판은 한민족의 말과 글을 다루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교류가 이뤄지면 그 어느 분야보다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우선 정치색이 없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나 민속, 지리 등의 분야부터 교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측에서 민간 차원의 출판교류를 모색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정부는 이런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뒷받침을 해줄 생각입니다.
－`량현량하' `김사랑' 등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연예계에 조기진출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손주 등 자제분이 혹 연예인이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연예계 진출에 연령제한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우려되는 면은 있습니다. TV에 나오는 어린이들의 연기, 춤, 노래 등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잘 할까' 감탄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다만 어릴 때부터 연예활동을 하다보면 폭넓은 교우관계를 갖지 못하거나 학교 생활에 소홀해질 수도 있어요. 그 점에 유의하면서 연예활동을 해나간다면 좋다고 봅니다.
영화배우 안성기씨도 아역배우 출신으로 훌륭한 연기자인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모범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채림씨도 아역 연기자로 출발한 것으로 아는데 이제는 최고의 스타가 된 걸로 봐서는 오히려 연예활동을 하는데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손주 중에 연예인을 희망하는 아이가 있다면 허락하겠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인 저보다는 부모들의 의견이 먼저겠지요.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게 하고 그 결과도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TV프로그램중 뭘 자주 보십니까. 최근에 본 드라마나 오락프로는 무엇인지요.
▲역시 뉴스를 가장 자주 보는 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드라마도 봅니다. 최근까지 대하 역사드라마 `왕과 비'를 봤고 요즘엔 `허 준'을 가끔 보고 있습니다. 오락프로도 가끔 보는데 아쉬운 것은 끝까지 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겁니다. 요즘 코미디프로에서는 정치인 풍자가 늘어나고 있지요. 제 말투를 흉내내는 분들도 여러분 있던데 가끔 나보다 더 잘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정치도 다른 어느 분야와 같이 국민들이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민주주의입니다. 여기있는 조성모군과 채림양도 TV를 통해 가끔 보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니 기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