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신화사냥 불붙었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09일 13시 45분
삼성 이승엽(24)이 방망이 담금질을 끝내고 본격적인 홈런 몰아치기에 돌입했다.
8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LG와의 첫 대면서 연장 10회초 LG 이승호의 6구째 커브를 마음놓고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25m짜리 역전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6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불과 4게임만에 2호째 아치를 신고.
현대의 `괴물 듀오' 퀸란과 윌리엄스가 각각 7개, 4개의 아치로 홈런레이스에서 치고 나간 점이 오히려 `잠자는 사자'를 건드렸다. 지난해 5경기만에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일찌감치 홈런경쟁에 뛰어든 것.
이승엽은 외국인타자들의 초반 분발이 반갑다. 경쟁자가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퀸란과 윌리엄스 등 외국인타자들이 치고 나가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준다면 아시아 홈런신기록(55개)에 대한 전망이 한층 밝아지기 때문이다.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해 더욱 즐거운 하루였다. 7회 2루타에 이어 3루에 진출한 이승엽은 이순철 주루코치로부터 "배트를 지난해보다 낮게 잡아 어색해보인다"는 얘기를 들었다. 지난 며칠간 스윙에 자신없어 했던 이승엽은 10회초 역전결승포로 선배의 충고에 보답.
경기후 "이제 확실히 자신감이 붙었다"며 환히 웃은 이유도 지난시즌 한창 몰아칠 때의 방망이감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홈런 4개에 불과했던 잠실구장서 일찍 축포를 쏜 것도 기분좋은 일.
지난해 5차례나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이 올시즌엔 몇차례의 몰아치기로 아시아 홈런왕에 도전할 지 관심을 모은다.
[김남형 기자 st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