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 '승엽아 홈런왕 양보못해'
기사입력 2000년 04월 07일 14시 08분
"승엽아, 한판 붙자."
삼성 스미스(31)가 일찌감치 홈런왕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개막 2경기만에 큼지막한 아치를 그려내 팀동료이자 라이벌인 이승엽과의 본격적인 힘대결을 예고한 것.
6일 대구 SK전은 홈런왕을 향한 스미스의 야무진 방망이를 유감없이 보여준 한판이었다. 2회 첫타석에서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3회 빨래줄처럼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좌월 2점홈런을 폭발시켰다. 5,6회 잇따른 안타. 절정의 타격감각이었다.
프랑코(삼성) 퀸란 윌리암스(이상 현대) 등 올해는 유난히 많은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한국을 찾아 빅리그 경험이 없는 스미스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미미한게 사실. 홈런왕 후보에서도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코칭스태프에선 이승엽과 견줄 홈런타자로 스미스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한국땅에 처음 발을 내디딘 지난해 40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국내야구에 완전히 적응했기 때문. 다른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적응기를 거치는 동안 쉼없이 홈런포를 쏘아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와 홈런이 터진 시기를 비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지난해 스미스는 개막 19차전에서 뒤늦게 첫 홈런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2경기만에 터져 홈런숫자를 늘릴 시간을 그만큼 더 벌어놓았다.
스미스가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천거되는 또다른 이유는 몸무게가 줄면서 방망이의 스피드가 한층 빨라졌다는 점. 강도높은 겨울훈련으로 130㎏을 육박하던 체구가 102㎏으로 홀쭉 해졌다. 체중감소로 허리의 유연성이 살아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코칭스태프가 장담하는 올해 스미스의 홈런은 50개선. 투수들의 집중견제가 이승엽에게만 쏠릴 경우 스미스의 홈런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구＝권정식 기자 jsk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