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끝내주는 손맛' 과시
기사입력 2000년 04월 07일 14시 08분
잠실구장 홈게임때 두산에서 가장 먼저 덕아웃에 나와 앉는 선수는 김동주(24)다.
경기 직전 동료들이 라커룸에서 마지막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혼자 덕아웃에 먼저 나와 뽀송뽀송한 유니폼의 매무새를 점검한다. 더디기만 한 경기 시간까지 덕아웃에라도 나와 있어야 직성이 풀린다. 요즘 같으면 매일 두게임씩 하래도 만세를 부를 참이다.
`배구공' 한개가 홈플레이트 앞에 와서 딱 멈춰서는 느낌. 빨리도 찾아온 손맛이다.
시범경기에서 5할을 때려 타율 1위를 한 기세가 정규시즌까지 곧장 이어졌다.
지난 5일 개막전은 내야안타 1개로 감질났지만 6일 해태전은 야구 하는 재미가 철철 넘쳤다. 어쩌면 찬스란 찬스는 알뜰히도 다 걸리는지, 너무 좋아서 타석에 들어서며 웃을뻔했다.
"감이 좋을 때 주자가 많이 나가주면 그보다 더 좋은게 없거든요."
1회 1사 1,2루서 좌전적시타→5회 무사 2,3루서 2타점 중전적시타→연장 10회말 올시즌 첫 끝내기안타. 혼자서 4타점을 다 책임지며 6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는 물론이고 범타에 그치더라도 김동주의 타구는 맞아나가는 소리와 스피드가 벌써 다르다. `땅' 소리가 울리고 나면 공은 어느새 수비수 앞에 가있다. 채 눈이 쫓아가기 힘든 속도다.
김동주는 매년 초반부터 몰아붙이는 전형적인 스타일. 지난해가 그랬고, 98년에도 새봄이 신났었다.
삼성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갖췄지만 아직은 조용한 두산 타선. 김동주가 맨앞에서 흔들어 깨우고 있다.
[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