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날리는 계절 '대상포진 주의보'
기사입력 2000년 04월 07일 14시 08분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 되면 대상포진(帶狀疱疹) 환자가 늘어난다.
처음에는 알레르기나 식중독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곧 온몸에 울긋불긋한 발진과 함께 수포가 나타나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치료를 게을리 했을 경우 신경통으로 발전해 평생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도 적지 않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 뿌리에 잠복해 있다가 과음이나 과로 등으로 몸이 허약해졌을 때 발병하는 질환.
감각이 둔해지면서 몸 이곳 저곳에 통증이 따르는 불그스레한 발진이 나타난 뒤 수포로 발전한다.
가장 잘 생기는 부위는 가슴과 얼굴 부위.
드물게 목, 허리, 다리 부위에도 나타난다.
이때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해지며 두통, 구역질 등의 전조 현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들 수포는 일주일 이내에 딱지가 앉으면서 자연 치유되는 게 보통.
또 대증요법이나 항 바이러스 약제 등을 복용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대상포진후 신경통.
대상포진을 앓은 환자 10명중 1~2명꼴로 신경통으로 발전한다.
나이가 많거나 장기간의 항암치료로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경우, 또는 당뇨병이 있는 경우 신경통으로의 이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은 발진이 없어진 뒤 1~6개월 동안 통증이 계속되는 게 보통.
가슴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옷이 스치기만 해도 괴로워 옷입기를 두려워할 정도이며 얼굴에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머리카락이나 상처부위를 스치면 더욱 통증이 심해져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이같은 통증은 몇개월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환자들은 수년간, 심지어는 평생 통증을 안고 살아야 한다.
따라서 대상포진은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병한지 한달이 지나도록 치료하지 않을 경우 자신도 모르게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단 신경통으로 발전하면 완치는 어렵다.
침범된 신경뿌리에 적절한 신경치료를 해서 통증의 간격을 줄여주는 게 유일한 치료법.
하지만 절반 정도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주대의대 신경통증과장 김 찬 교수는 "대상포진은 계절적으로 큰 관련은 없으나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요즘같은 시기에 발병율이 높다"며 "신경통으로 발전하면 심할 경우 평생 고통속에 살아야 하므로 반드시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의 (0331)219-4660
[강병원 기자 hospit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