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전지현 김윤진 '칼바람'
기사입력 2000년 04월 07일 14시 08분
여자가 약하다고? 웃기지마라. 터프한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장악한다.
테크노 세대를 대표하는 전지현. 장 혁의 가수 데뷔작인 `일월지애'에서 무사로 변신, 신기에 가까운 무술 솜씨를 보여준다.
`일월지애'의 뮤직비디오는 `비트' `태양은 없다' 등을 만든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된 작품. 김감독의 차기작 `무사'의 기본 컨셉트를 압축해 만든 것으로, 영화 전문 스태프들이 참여해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극중 `매' 역할을 맡은 전지현은 세자의 호위 무사로 나와 춤을 추듯 아름다운 몸놀림으로 수십명을 한꺼번에 해치운다. CF에서 보여준 섹시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직 무사의 짙은 외로움과 강인한 의지만이 넘칠 뿐이다. 김감독은 1분당 1000커트가 넘는, 속도감 넘치는 전개 속에 전지현의 현란한 칼 춤을 담아냈다.
빡빡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3개월간 특별히 정두홍 무술감독으로부터 지도를 받은 전지현은 전문 무술 연기자도 부상을 입을 정도로 어려운 액션 연기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비천무'(김영준 감독－태원 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여주인 `설리' 역을 맡은 김희선도 현란한 검술 실력을 자랑한다.
`천녀유혼' `동방불패'의 정소동 무술팀으로부터 특별 지도를 받은 김희선은 피아노줄을 몸에 감고 공중을 나는 `와이어 액션'도 직접 펼쳐보였다. 난생 처음 액션신을 찍은 김희선은 손발에 작은 상처를 입었지만 "골목대장이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며 촬영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칼을 뽑아 든 김희선의 포즈가 얼마나 멋있었는지, 한 스태프는 "김희선의 칼이라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말했을 정도. 정소동 무술팀은 김희선의 매력에 감탄, "`동방불패'의 임청하를 보는 듯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단적비연수'(박제현 감독－강제규 필름 제작)에서 김윤진의 눈 빛도 만만치않다. 극중 배역은 화산족 왕손의 유일한 후예 `연'. 아픔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다. 뛰어난 활솜씨를 자랑하는 무사.
이미 `쉬리'때 정두홍 무술 감독으로부터 `지옥 훈련'을 받은 김윤진은 `단적비연수' 크랭크 인을 앞두고 훈련을 자청했다.
한달간 기초 체력훈련부터 시작해 승마, 국궁 등을 연마한 김윤진은 15㎏이 넘는 나무 활통을 메고도 끄떡없이 촬영에 임해 박수를 받았다. "활을 겨누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나는 새도 떨어뜨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스태프들의 평.
전지현의 `일월지애'는 4월 말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하며, 김희선의 `비천무'는 6월 17일 개봉된다. 김윤진의 `단적비연수'는 9월 개봉 예정.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