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빠진 여자농구 용병선발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5시 00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5개팀 감독들과 함께 2000여름리그에서 뛸 중국 용병을 뽑기 위해 14일 상하이로 떠난다.
한창 진행되고 있는 중국 1부리그인 갑급리그대회를 관전한 뒤 17일 현지에서 드래프트를 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는 1순위의 특혜를 받은 신생팀 `제6구단'이 빠진다.
현역 국회의원인 김원길 총재는 3일 밤 조승연 전무에게 "총선이 끝나면 20일 전후로 신생팀 창단을 공식 발표할테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대신 "신생팀의 용병 선발을 위임할 위원 3∼4명을 선임해 창단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달라"고 지시했다.
연맹은 신생팀의 실력 평준화와 선수 수급을 위해 갖은 비난을 무릅쓰고 용병제 도입을 추진했다. 기존 5개팀은 2명을 뽑아 1명을 출전시키고 신생팀만 3명을 선발해 2명까지 뛸 수 있도록 한 것.
지난해 12월 취임 기자회견서 `2월중 신생팀 창단'을 약속한 김총재는 두달간 "곧 발표하겠다"는 말만 반복해 왔다.
신생팀에 2명을 지원해야 하는 기존 팀들도 누가 팀을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조전무는 "중국 12개팀의 전 선수들이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신생팀은 국가대표급 3명을 최우선적으로 뽑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신생팀의 선수 구성과 감독의 스타일도 알지 못한채 제3자가 팀전력의 핵이 될 용병을 뽑는다는 건 왠지 순서가 뒤바뀐 듯 하다.
실력이 처지는 용병 탓에 신생팀의 성적이 최하위권으로 떨어진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어렵게 멍석을 깔아놓으니 주인이 빠지는 모양새가 됐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