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첫 한-일 선발전 싱거운 승부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00시 55분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일본이 배출한 최고의 강속구 투수라는 이라부 히데키(31)의 선발 맞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막을 내렸다. 박찬호는 6이닝 동안 6안타에 4실점(3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반면 이라부는 3회에만 5연속 안타를 맞고 원아웃도 잡지 못한채 공식 기록 2이닝에 홈런 2개를 포함, 8안타를 맞고 6실점으로 물러나는 수모를 당했다.
몬트리올 현지에서도 두 투수의 대결은 큰 관심을 끌었다. 현지 언론은 한국과 일본의 취재진을 TV 카메라에 담고 인터뷰하는 진풍경을 보였고, 경기전부터 양국의 국기가 관중석에서 나부끼는 등 마치 한-일전을 방불케 했다.
이날 두 투수는 똑같이 최고 구속 153㎞를 기록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공끝이 살아 움직이는 묵직한 직구와 강속구에 강한 몬트리올 타선을 흔들어 놓은 체인지업과 커브로 우위를 점했다. 이라부는 직구의 공이 빨랐으나 깨끗한 구질로 난타를 당했고, 특기인 포크볼도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한번의 대결로 박찬호가 이라부보다 월등한 투수라고 평한다는 것은 속단이고 재대결을 벌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한국과 일본 투수가 선발 대결을 벌인 5일(한국시간) 다저스와 몬트리올의 일전은 박찬호의 KO승으로 끝났다.
[몬트리올(캐나다)＝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