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 日배급 맡은 시네콰논의 이봉우씨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4시 48분
일본 관객 100만명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쉬리'. 그 뒤엔 시네콰논의 대표 이봉우씨가 있다. 과감한 홍보 전략으로 `쉬리' 신화를 만들어낸 이봉우씨는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의 영화를 제작,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뒤로 `서편제' 등 한국 영화를 수입해 일본에 알려왔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쉬리'의 100만명 돌파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는 이씨를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시네콰논 사무실에서 만났다.
"수입 당시엔 50만명 정도로 예상했다"고 말문을 연 이봉우씨는 "개봉에 앞서 8개월간 철저히 준비를 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
일본인 중 기존 한국 영화팬은 40대의 지식인 계층. 이를 뛰어넘어 보다 많은 연령층의 관심을 끄는 게 첫번째 과제였다. 한국 영화는 `수준 이하'거나 `아트 무비' 밖에 없다는 일본인의 편견도 걸림돌이었다.
광고료만 3억엔을 썼다. 대모험이었다. `한국 영화라고 깔보지 마라. 이런 영화도 있다'는 기본 컨셉트 속에서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펼쳤다.
그 결과 지금까지 극장 총 수입이 14억엔. 이후 비디오 판권 2억엔이 추가되며, TV 판권도 `짭짤하게'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씨는 `쉬리'의 성과는 이뿐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쉬리'로 인해 지금 일본엔 한국 붐이 불고 있다. 영화 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 배급업자들이 태도도 180도 달라졌다. 한국 영화라면 무조건 계약을 하자는 극장주까지 나올 정도다.
"이제 시작"이라고 결연한 표정으로 말하는 이씨는 "한국 영화 붐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좋겠다"는 바램을 이야기했다.
[도쿄＝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