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원 '여고생역 단골 됐어요'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4시 35분



까르륵 웃는 하얀 덧니. 말끔하게 다린 교복 `카라'와 화장기 없이도 말간 얼굴, 새침한 표정.

KBS 2TV `꼭지'를 촬영하는 동안 이요원의 차림새는 40대 이상 세대들이 가끔 꿈속에서 되새겨 볼만한 `이웃학교 여학생'의 모습 그대로다.

극중 `늙은 학생'인 원빈이 은근 이상으로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요원은 콧방귀. "사실 느끼하죠. 웃기고. 70년대엔 정말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80년생. 한창 기운이 넘칠 나이인 이요원에겐 70년대식 이성교제 얘기는 마냥 간지럽기만 하다.

"사실 지혜(극중 이요원)도 좀 필요 이상으로 새침해요. 자기도 어느정도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튕길 필요가 있나요?"

`학교2'에서도 여고생 역,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역시 10대 소녀 역을 맡아 아직도 진짜 여고생인줄 아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이요원은 단국대 연영과 2학년.

조신한 생김새 때문에 주로 새침한 모범생 역을 맡아왔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시원시원하고 못 먹는게 없는(돼지뼈로 푹 고아 만든 `냄새나는' 해장국도 먹는데 뜻밖에 버섯을 못 먹는다) 선머슴아다. 운동신경도 일품.

스무살도 넘었으니 이제 `섹시하고 도발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싶지만 주변에서 아직 그리 봐 주질 않는게 불만이다. 최근에 본 `아메리칸 뷰티'에서 친구 아빠를 유혹하는 미나 수바리 같은 역도 참 매력적이었다고.

요즘은 시간이 난 틈에 학교를 열심히 가기 위해 `꼭지'의 야외촬영은 모두 주말로 미뤘다. 먼 앞날의 꿈은 영화감독이 되는거지만 요즘은 `과연 내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송원섭 기자 fivec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