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LG신인 윤현식 '러키 보이'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3시 42분
복권을 사면 아무리 못해도 1000원짜리는 뽑히고 길을 걷다 문득 땅바닥을 쳐다보면 적어도 100원짜리 동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이를 두고 운좋다는 말을 한다.
LG 윤현식(23). 96년 신일고 졸업당시 2차 13번으로 지명돼 올해 계약금 6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내야수. 홍익대 시절 국가대표로 뛰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윤현식은 내야가 탄탄하다는 LG의 5일 개막전 엔트리에 당당히 들었다. "역시 운이 좋은가 봐요"라는 것이 그의 말. 사정을 들어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올만도 하다.
이광은 감독은 윤현식이 1군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단다. 그래서 전지훈련도 데려가지 않았고 마지막 시범경기 전날까지 한번도 내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수원 현대와의 시범경기 최종전. 주전 2루수 이종열의 발목이 좋지 않아 이감독은 마침 눈에 띄던 윤현식을 출전시켰다. 여기서 생각이 싹 달라졌다. 늘 번트를 강조하던 이감독앞에서 번트를 기가 막히게 대더니 6회에는 안타까지 `뚝딱'. 수비도 마음에 쏙 들었다. 마침 2루요원인 신국환도 한화로 트레이드 된 상태라 인심쓰는 셈치고 엔트리에 넣었다. "(이)종열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시범경기도 못나갔을 것"이라는 것이 이감독의 말이고 보면 운이 좋았다고 할밖에.
윤현식도 `운'이란 단어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시절에도 항상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LG에 와서도 빠른 시간내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죠."
운을 믿는 윤현식의 좌우명. 앞뒤가 맞지는 않지만 `뿌린대로 거둔다'란다.
[신보순 기자 bssh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