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투수 3관왕 이상무'

기사입력 2000년 04월 05일 13시 42분



"조금 더 지켜봐야 하실텐데요."

올해초 삼성과 함께 양강으로 꼽혔던 현대가 최근의 전력평가에선 슬그머니 중위권으로 밀렸다. 시범경기서 드러난 타선의 힘이 평범한데다 최강이라던 마운드가 줄줄이 점수를 내줬기 때문.

좀체 감정표현이 드문 현대 김수경(21)이 도리질이다. "진짜 시즌을 지켜봐 달라"고 말꼬리에 힘을 준다.

시범경기서 잘 못 던졌다. 정민태－김수경 선발 투톱의 부진이 바로 `현대＝중위권'의 깎아보기를 불렀다. `진짜 시즌'이 개막했으니 이제 제모습을 보여야 할 때.

김수경은 6일 대전 한화전서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한결 성숙한 모습이지만 어깨는 싱싱함을 자신한다.

시범경기서의 더딘 페이스는 마지막 재활 단계의 자연스런 결과. 지난해말 왼발목 골절로 쓰러졌던 김수경은 억척스런 치료와 재활끝에 올시즌을 정상 출발했다. 공을 잡은지 이제 겨우 한달이 넘었지만 곱절의 땀을 흘리며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예년과는 다르게 준비한 시즌. 러닝보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늘렸고, 슬라이더에 의존하는 볼 패턴에도 변화를 줄 참이다. 어깨가 단단해진 것을 느낀다. 시범경기 막판 공 스피드를 시속 147㎞까지 끌어올려 시즌중 얼추 150㎞까지 달려갈 자신이 생겼다.

김수경은 매시즌 타이틀 하나씩 꼬박꼬박 챙긴 21세기형 엘리트 투수다. 98년 열아홉 신인왕때 승률왕(0.750)을 따냈고, 지난해에는 탈삼진왕(184개)에 올랐다. 투수 타이틀의 3대 메이저(다승－승률－탈삼진) 가운데서는 딱 하나가 남았다.

[대전＝이승민 기자 cjm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