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무승 징크스 깬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4시 49분
`이번만은 시즌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27．LA 다저스)가 까다로운 몬트리올과의 일전을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는 일이 박찬호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상 전반기 성적이 시원치 않았던 것은 시즌 첫 경기에서 실패한 영향이 컸다. 지난 4년간 박찬호는 시즌 첫 등판에서 1패만을 기록했다. 99년 4월7일에는 애리조나를 상대로 7이닝 홈런 2방으로 2실점했으나 승패가 없었다. 98년 4월3일에는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4이닝만에 2실점하고 물러났으며, 97년 4월6일에는 피츠버그전서 6이닝 동안 3실점해 패전 투수가 됐다. 96년에는 4월3일 휴스턴전에는 구원으로 첫 등판 했으나 역시 승패가 없었다.
5일 오전 8시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박찬호와 맞붙을 몬트리올은 올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조에서 애틀랜타와 뉴욕 메츠를 위협할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상대 투수는 지난 2년간 13승, 11승을 거둔 일본의 이라부 히데키(31). 게으르고 동작이 굼떠 전 소속팀 뉴욕 양키스 구단주 스타인브레너로부터 `뚱뚱한 두꺼비'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시범경기에서 3승무패에 1점대의 방어율을 자랑했다. 다저스 타자들이 상대한 경험이 없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새얼굴 션 그린만이 이라부와 6번 대결해 안타없이 삼진만 4번 당했다. 155㎞대의 빠른 직구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히 떨어지는 포크볼에 능해 다저스 타자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여러가지 정황도 불리하다. 경기가 벌어지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박찬호는 통산 1승2패에 방어율 5.81로 부진했다. 인조 잔디라는 점과 돔구장도 마음에 걸린다. 박찬호는 돔구장 통산 1승6패, 방어율 6.23, 인조 잔디 구장에서는 4승6패, 방어율 4.83로 재미를 못봤다.
20승 꿈을 이루려면 몬트리올전 승리가 필수임을 잘 알고 있는 박찬호는 긴장감속에 첫 게임을 기다리고 있다.
[몬트리올(캐나다)＝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