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미라, 데뷔 9개월만에 인기 상종가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4시 49분
"저 어제 두시간밖에 못 잤어요."
보통 사람같으면 축 늘어져서 할만한 얘기. 하지만 양미라는 이런 말을 하면서도 눈을 반짝인다.
전날이라고 많이 잔 것도 아니다.
"그저께는 밀리오레에서 녹화 끝나고, 상가 구경하느라고 한잠도 못잤어요."
걸어다니지도 않는다. 10미터를 가도 뛰어갈 정도로 힘이 넘친다.
데뷔 9개월. 방송이 마냥 재미있고, 사람들 앞에 서는게 신난다는 양미라는 요즘 3개 프로그램에서 MC를 맡아 끼를 뽐낸다.
SBS TV `스타쇼' `기쁜 우리 토요일'과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 MC지만 스튜디오에서 진행만 하는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진행하는 코너도 함께 맡고 있다.
`기토'에서는 부활된 몰래카메라성 코너 `스타 이런 모습 처음이야', `일밤'에서는 시간을 엄수하자는 캠페인성 프로그램 `카운트다운'을 맡았다. 이달부터는 이본의 뒤를 이어 전통의 라디오 인기 프로그램 `볼륨을 높여요' DJ로도 나서게 됐다.
제작진들은 "진행 솜씨보다는 양미라가 들어가면 화면에서 활력이 느껴지기 때문에" 기용한다고 하지만 요즘엔 진짜 MC같은 모습이 느껴진다. CF 촬영장에서 날린 `버거소녀'라는 애드리브를 비롯, 요즘은 뜬금없이 툭툭 던지는 말들이 제법 시청자를 웃긴다.
광고 모델로도 상종가다. 롯데리아와 모델료 1억원에 재계약을 한 것을 비롯해 CF만 4건 이상을 촬영해야 한다. 이때문에 고3인데도 너무 일이 많아 학교에 얼굴 비치기가 힘들 지경.
당장은 학교에서 배려해주니 다행이지만 졸업 뒤의 일이 서서히 걱정될 시점. 기왕이면 대학 연극영화 관련학과에 진학해서 본격적인 공부를 해보고 싶지만 당장은 일하는게 너무 재미있어 그만두고 싶지를 않다.
"주위에서도 많이 조언을 해 주세요. 입시 준비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것도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구요."
요즘 양미라는 일거리가 하나 늘었다. 팬레터 읽고 답장해주기. 팬레터의 성비는 남:녀의 비율이 2:8 정도. 활달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때문에 여학생 열성팬들이 많다.
특히 여학생 팬들은 하나같이 "왜 방송에서 언니 보고 안 예쁘다는지 모르겠어요. 언니가 다른 연예인들보다 훨씬 예뻐요"라는 성원을 보내 양미라를 흐뭇하게 한다.
양미라의 신체적인 특징 탓인지 `눈이 작거나 키가 작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팬클럽에 유난히 많은 것 같다는게 매니저의 귀띔이다.
거리에 나가면 양미라는 절로 신이 난다. 보는 사람마다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며 격려해주기 때문. 연예인은 "사람 많은 곳을 피하기 시작할때부터 내리막"이란 말이 실감난다.
[송원섭 기자 fivec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