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사령탑 출사표
기사입력 2000년 04월 04일 14시 42분
잠 못 이루는 밤은 시작됐다.
5일 개막전을 앞두고 출발선에 나란히 선 프로야구 8개구단 감독들. 던져진 출사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저마다 다른듯 하면서도 똑같다. 시즌 종료후 출사표를 다시 봤을 때 결코 부끄럽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이제 진짜로 맞붙는다.
◇드림리그
▲두산 김인식 감독
4강 진입이 우선 목표다. 시범경기에서 붙어본 다른 팀 감독들이 예상보다 전력이 세다고들 추켜세우는데 사실 선발투수진이 너무 약해 정규시즌은 고민이 많다. 투수력은 두터운 허리와 마무리에 의존해 풀어나갈 생각이고, 타력은 지난해의 힘과 기동력이 여전해 어느팀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박명환이 복귀할 5월 이후에는 숨통이 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 김용희 감독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우리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니라 우승이다. 별다른 전력누수 없이 시즌을 맞게 돼 다행이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팀을 최상급 전력으로 평가하고 우승후보로 손꼽고 있지만 그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 대신 자신감은 충만해있다. 선수들도 `한번 해보자'며 사기가 고조된 분위기다. 시즌 내내 주어진 조건에서 열심히 하겠다.
▲현대 김재박 감독
선발 임선동과 5번 심재학의 활약이 투타에서 중요하다. 왼손타자가 보강됐고 투수층이 상대적으로 두터운 것이 우리의 강점이다. 만족스런 겨울훈련을 소화한 올해는 신인들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다른팀의 전력이 고르게 강해졌다. 누구와도 겨뤄볼만 하고, 모든 게임이 흥미진진한 것이 바로 야구의 재미다. 신나는 경기를 약속하며 자신있게 2년만의 챔피언 복귀에 도전하겠다.
▲해태 김응용 감독
해태 유니폼을 18년째 입고 있지만 아마 올해가 가장 어려울 것 같다. 외국인선수들을 전원 교체한데다 홍현우 이대진 박충식의 부상까지 겹쳐 시즌 초반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양현석 홍세완 김상훈 등 신인들이 스토브리그와 시범경기에서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 그나마 다행스럽다. 열악한 여건이지만 V10을 위해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매직리그
▲한화 이희수 감독
우리와 함께 매직리그에 속한 롯데 LG SK 모두 만만한 팀이 아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 뒤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할 작정이다. 투수력이 약한 만큼 공격에 무게를 실어 대량득점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 또 선수들에게 생각하는 야구를 하도록 해 순간순간 상대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유도내해겠다. 선수단 모두가 한번 해보겠다는 의욕만큼은 대단하다.
▲롯데 김명성 감독
모든 팀이 그렇듯 우리 역시 우승에다 목표를 맞춰놨다. 문동환이 선수협에서 돌아오고, 부상으로 한시즌을 그냥 보냈던 손민한이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하면서 투수력은 웬만큼 갖춰졌다. 이제 타격만 살아나 준다면 해볼만하다. 올해는 선수들에게 도루에 신경을 쓰라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누차 당부를 했다. 주루플레이까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겠다.
▲LG 이광은 감독
프로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무조건 우승이 목표다. 양준혁 테이텀의 가세로 타력이 좋아졌고 장문석 경헌호 해리거 등이 버티는 마운드도 믿음직하다. 문제는 최향남 김민기가 복귀하기 전인 4월을 어떻게 넘기느냐와 노장 김용수의 체력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올해는 꼭 해보자는 의욕으로 똘똘 뭉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SK 강병철 감독
어려운 과정을 겪고 창단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다.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생각이 바뀌었고 안정감을 찾았다. 경기를 치르면서 팀워크도 살아날 것이다.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다. 목표는 중위권이다. 지더라도 화끈하고 재미있는 야구, 팬을 위한 야구를 보여주는데 역점을 두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