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개막전 엔트리 진입 의미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23시 38분
애리조나 김병현(21)은 확실히 변했다. 지난해 미국에 첫발을 내디딜 때만 해도 질문하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수줍음을 타는 스무살 총각이었다. 이젠 몸짓 하나하나에 당당함이 묻어나온다.
김병현의 3일(한국시간) 2000시즌 개막전 엔트리 진입은 미국야구와, 미국 문화, 그리고 프로야구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왔다.
지난해 데뷔한 김병현은 1년간의 시행착오끝에 미국야구에 대한 낯설음을 떨쳐냈다.
올 스프링캠프서 기록한 최고시속은 94마일(약 155㎞). 정통파 투수에게도 힘든 스피드지만 김병현은 이미 성균관대 재학시절부터 광속구를 던지는 잠수함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직구 스피드가 살아나니 원반모양으로 날아가는 특유의 `닌텐도 슬라이더'가 더욱 위력을 떨쳤다. 지난 겨울 76㎏이던 체중을 81㎏으로 불리며 파워를 키운 것 역시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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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의 부상은 애리조나의 미들맨 고민을 덜어줬다. 애리조나는 지난 겨울 그렉 올슨을 LA로 보낸데 이어 바비 슈너드마저 사생활 문제로 팀을 떠나 캠프 시작전 불펜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21세 김병현의 위상은 벌써 팀내 마무리로 거론될 정도도.
몸을 많이 비트는 잠수함 투수들이 흔히 겪는 부상을 예방하고, 타자들에 대한 연구를 부지런히 한다면 `김병현 시대'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라스베이거스(미 네바다주)＝김우석 특파원 kwooseok＠nur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