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자-손숙-윤석화 '세자매'로 의기 투합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15시 04분
"둘끼리 해본 적은 있지만 셋이 모이긴 처음이에요. 너무 좋죠.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박정자 손숙 윤석화. 설명이 필요없는 여자배우 `빅 3'가 한 무대에 선다. 13일부터 30일까지 이해랑선생 11주기를 맞아 서울 문예회관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극단 산울림의 `세자매'(안톤 체홉 작, 임영웅 연출).
이들은 요즘 진짜 자매같다. 평소 돈독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다보니 연습실에 생기가 넘친다. "쉬엄쉬엄하라"하라며 서로를 챙겨주는가 하면, 대본들고 연습할 때는 선의의 경쟁이 뜨겁다. 쉬는 시간에 모여 수다를 떨 때는 봄나들이 나온 처녀들 마냥 싱싱해 보인다.
모노드라마를 해도 무대를 꽉 채우는 이들이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은 지난해 연출가 임영웅씨가 이해랑선생 기일을 맞아 함께 작품을 하는게 어떠냐고 제의해 이루어졌다. 셋다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이고 지난해 극단 산울림에서 모두들 두세달씩 공연한 인연도 있어 모두들 그 자리에서 `OK'사인을 했다.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바로 `세자매'. 세자매의 캐릭터가 배우들의 그것과 일치해 모두들 손바닥을 쳤다.
교사인 맏이 `올가'는 보수적이고 신중한 성격이라 박정자의 중후한 연기톤과 잘 어울린다. 둘째 `마샤'는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스타일. 일찍 결혼하지만 결혼생활에 실망해 장교와 로맨스에 빠진다. 감미로운 손숙의 분위기에 제격. 막내 `이리나'는 어리고 세상에 대해 낙관적이고 성격도 활달한 윤석화에 딱 맞는다.
"생전의 이해랑선생이 체홉을 좋아했지요. 나도 꼭 체홉을 하고 싶었던 차에 여러가지가 잘 맞아 떨어졌어요."(임영웅 연출)
`세자매'는 희망을 버리지않고 살아가는 세자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 임씨는 자신들의 행복을 꿈꾸면서 타인에는 무관심한 현대인들의 부조리성이라는 관점에서 `세자매'를 새롭게 해석하겠다고 말한다.
서희승 이용녀 서주희 전국환 이호성 한명구 박지일 류정한에 뮤지컬배우 주원성까지 `빅3' 버금가는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 근래 보기드문 스타들의 경연장을 연출한다. 1588-7890
[김형중 기자 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