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슌지 감독 '틈날때 꺼내보고 싶은 영화'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14시 43분
이와이 슌지 감독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세이요 호텔에서 지난달 30일 만났다. `러브 레터' 이야기로 말문을 연 이와이 슌지 감독은 "홍보 차 서울에 갔을 때 과연 관객이 들까 자신이 없었다"며 "한국에서 개봉된 일본 영화중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니 기분이 좋다. 한국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4월 이야기'의 연출 의도에 대해.
▲대학 신입생 시절 나의 기억이 배어있는 영화다. 도쿄 근교의 요코하마에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여서기부터 내 인생이 새로 시작하는구나 생각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안보다 설레임이 컸다. 그때를 기억하며, 꼭 옆에 두고 틈날 때마다 꺼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주인공 우즈키의 첫 사랑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지 않고 끝을 맺은 이유는? 만약 뒷부분을 다시 찍는 다면 어떻게 결말을 맺겠는가?
▲새로운 도시에서 두근거리는 출발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뒤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길 수 밖에 없다. 각자의 경험에 근거해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보도록. 우즈키와 선배가 잘 되서 사귄다고 설정한다면 그것은 `4월 이야기'가 아닌, 또 하나의 다른 영화가 되는 것이다.
－마츠 다카코를 캐스팅한 이유는?
▲다카코와는 이전부터 꼭 한번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아주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다.
－당신의 영화 중 어떤 일본적인 요소들이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질까.
▲특별히 `일본적'이라고 할 만한 부분은 없다. 한국과 일본은 이제 하나의 원 속에 들어가 있는 듯 하다. 2002년 월드컵 대회도 같이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이나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가까운 나라 같다. 한국 관객도 일본 관객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도쿄＝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