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헌정앨범 내고 기념 콘서트
기사입력 2000년 04월 03일 14시 34분
"콘서트요? 한 수천번 했을걸요. 숫자 세는게 뭐 의미가 있겠어요?"
방송보다는 원래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다보니 그랬다고 한다.
안치환(35).
그가 한 시인에게 드리는 헌정앨범 `안치환 6.5'를 내고 이를 기념하는 콘서트를 연다. 4일부터 9일까지 서울 종로5가 연강홀에서 개최하는 안치환과 자유 콘서트.
`나와 함께 모든 노래가 사라진다면'이란 타이틀을 붙인 콘서트의 대상은 6.5집의 주인공이기도 한 고 김남주 시인이다.
최근 낸 6.5집은 그래서 모든 노래의 가사가 김남주의 시다. `자유' `지는 잎새 쌓이거든 ' `저창살에 햇살이' `산국화' 등. 콘서트에서도 물론 이 노래를 부른다.
"대학(연세대 신학대 사회사업학과)시절 `울림터'란 노래서클에 있으면서 불법유통되던 김남주 시인의 옥중시를 읽었어요. 이게 저에게 강렬한 영향을 주었죠."
이후 김남주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공연을 줄곳 벌인 끝에 89년 여의도 여성100인회관에서 석방 환영공연을 하며 김시인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90년부터 `다시 서는 봄'이란 제목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돌며 김 선생님과 같이 다녔어요. 여관방에서 함께 자며 많은 얘기를 나눴지요."
시는 누구보다 강했지만 여리고 인간적인 사람이었다는 김시인에 대한 인상.
노래는 안치환이 하고 시낭송은 김남주가 하는 순회공연도중 안치환은 김시인의 `자유'란 노래에 처음 곡을 붙였고 인연을 쌓아갔다. `자유'와 `저 창살에 햇살이'란 노래는 대중적으로도 히트했다.
"나자신에 음악적 영향을 미친 분이세요. 나 자신의 정리작업도 되구요."
그래서 이번 앨범과 콘서트는 `김남주 트리뷰트'다. 앨범 인세와 공연 수익금중 일부를 유족(박광수여사 , 김토일군)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콘서트는 1부는 김남주 시인의 노래를 부르고, 2부는 `내가 만일' `소금인형' `사랑이 꽃보다 아름다워'같은 대중적인 인기가요를 부른다. 서문탁이 게스트를 자청했고, 실력파 언더그룹 자유가 백밴드를 한다.
방송을 덜 타는 `언더'인데도 `내가 만일'이 수록된 4집은 50만장 이상 팔려 `인기'란 이름도 얻게 됐다. 고정팬이 있어 다른 앨범도 10만장 이상 나간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CF를 하나 찍었다.
"`인기'덕분이 아니라, 후배가 하는 회사라서요."
요즘 유행인 인터넷 도메인사업 회사인 `후이즈'의 대표가 연세대 `울림터' 후배란다.
`내가 만일'이 히트한 97년엔 PD협회가 주는 가수상을 받았고 작년 문화관광부에선 대중문화 부문 `젊은 예술가상'을 줘 방송과 국가가 인정했다.
안치환은 서울 공연에 이어 30일 제주공연도 펼친다. 또 5,6월 연속 15개 도시를 돌려 한다. 아내와 1남1녀 다음으로 중요한 평생의 과업이다.
공연문의 (02)3272-2334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