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블루윙스의 조급증
기사입력 2000년 04월 02일 13시 13분
"(황)선홍이도 없고, (고)종수도 가고…."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의 김응룡 감독이 수원 삼성의 벤치를 지켰으면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수원은 그만큼 `총체적 난국'이다. 1일 전북전서 0대2로 패해 이번 조별리그서 거둔 성적은 고작 1승3패에 승점 1.
4경기서 겨우 2득점을 기록하고 5점을 내줬다. "오늘 멤버 중 지난 시즌 베스트 11은 3명 밖에 없다"고 허탈해 하는 수원 프런트의 넋두리가 경기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다 보니 그라운드서 뛰는 선수는 물론 이를 지켜보는 프런트도 모두 조급증이 발동했다. 우선 그동안 팀의 날개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장지현이 전반 1분40초 전북 서혁수에게 깊은 태클을 들어가다 역대 최단시간 퇴장기록을 세웠다. 전혀 위급하지도 않은 MF지역서 쓸데없는 파울을 해 가뜩이나 갈 길 바쁜 팀의 발목을 잡은 것. 이후 숫적 열세에 시달린 선수들은 잔뜩 움츠릴 수 밖에 없었고 지난시즌 43경기서 89골을 넣었던 공격력을 무색케하며 완패했다.
수원 프런트의 조급증도 이에 못지 않았다. 전반이 끝나고 심판진이 터치라인으로 걸어나오자 갑자기 프런트 중 한명이 일어나 본부석에 놓였던 의자를 집어들고 냅다 벽쪽으로 집어 던졌다. "심판들이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며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지난 시즌 겨우 9패만을 당한 수원으로선 패배가 익숙치 않은 일이겠지만 이는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추태였다. 전북전을 패배로 마감한 김 호감독은 애써 평상심을 유지하려 했지만 선수들의 어깨는 처져 있었다.
[전주＝추연구 기자 pot09＠]
